우리 아이들은 예로부터 술래잡기,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등 집밖에서 친구들과 직접 몸으로 부대끼며 놀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도시가 발전하고 산과 들이 사라지면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자연공간이 실내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1년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가입했다. 아동권리협약이란 아동을 단순한 보호대상이 아닌 존엄성과 권리를 지닌 주체로 보고 이들의 생존, 발달, 보호, 참여에 관한 기본 권리를 명시한 협약이다. 이 협약이 1989년 11월에 제정된 것이니 우리도 상당히 빨리 가입한 아동권리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협약 가입에도 불구하고 2011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협약 우리 정부에 제31조 `놀 권리`를 침해한다며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실제로 그런 것이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물론 공간 역시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의 놀이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하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유아들이 매일 숲으로 등원해 하루 일과를 보내는 숲유치원이 1500여 개에 달하며, 일반 유아교육기관에서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숲의 날`을 정해 숲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추세다.

숲에서 아이들은 봄에는 도롱뇽알 찾기, 여름에는 오디 먹기, 가을에는 낙엽꽂이, 겨울에는 얼음썰매 타기 등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자유롭고 즐거운 놀이를 통해 몸속 에너지를 최대한 발산하면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도 유아숲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세종시 원수산 일대에 위치한 파랑새유아숲체험원과 경북 칠곡에 위치한 국립칠곡숲체원 내 토리유아숲체험원 등 유아숲체험원 2곳을 운영 중이다.

그중 세종시에 위치한 파랑새유아숲체험원은 연간 1만 5000명의 유아들이 방문해 숲체험을 했다. 특히 온종일 숲에서 신나게 노는 `포이랑 숲에서 놀자`라는 종일형 프로그램을 통해 숲에서 스스로 놀이를 찾아서 놀며 행복을 성장시키고 있다.

올해에는 유아, 어린이를 대상으로 수준별 맞춤형 숲체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도록 세종시 연기면에 전월산유아숲체험원과 대전시 유성구 성북동에 국립대전숲체원에도 유아숲체험원을 개장해 도심의 아이들이 숲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숲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간다. 숲속 정기를 받으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울 수 있는 유아숲체험원이 갈수록 확대돼 많은 아이들이 숲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영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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