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통가 초콜릿 매출, 한자릿수 증가세 또는 감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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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이후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노렸던 지역 유통업계가 매출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초콜릿 관련 매출이 급감한데 이어 화장품 등 밸런타인데이 선물용품으로 새로이 자리잡았던 상품군도 예년에 견줘 마케팅 규모가 줄고 있는 것.

10일 대전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 기간 초콜릿 매출은 매년 한 자릿수 신장에 그치거나 감소 중이다. 롯데마트 노은점의 이 기간 초콜릿 매출 신장률은 2016년 8%(전년 대비), 2017년 5%로 감소세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설 연휴가 겹치면서 -2%로 떨어졌다.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선물하는 홈베이킹 수요도 줄었다. 대전의 한 제과·제빵 재료 판매업체는 초콜릿 재료 매출이 지난해 2월 밸런타인데이 기간 7000여만 원으로 2017년 대비 20% 가량 감소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20-30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초콜릿 원료 및 제작 틀(몰드), 생크림 등의 매출이 꾸준히 줄었으며 향후에도 10% 가량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상품 행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지만 수요가 예전만 못한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물량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준비했다. 이마저도 100% 판매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이다"고 밝혔다.

초콜릿을 대신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은 와인, 향수, 화장품, 속옷 등 실용성을 갖춘 선물도 올해는 마케팅 규모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오는 14일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향수 및 여성속옷 할인 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백화점 세이는 초콜릿 판매를 제외하곤 밸런타인데이와 관련한 특별한 행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유통업계는 기존에 누렸던 `데이` 특수의 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와 달리 소비자 사이에서 특별한 기념일이라는 인식이 점차 흐려지고 있는데다, 설날, 졸업, 신학기 등 2월 들어 선물 구매 부담이 크게 늘면서 밸런타인데이 관련 상품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백화점, 대형마트에 집중됐던 선물 구매가 온라인 마켓으로 확대되는 등 유통 채널의 다양화로 수요가 분산된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혔다.

롯데백화점 대전점 관계자는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아야 한다는 공식은 이미 깨졌다. 향수, 화장품 등 비교적 가볍고 실속 있는 선물 주고받는 트렌드로 변했는데 이마저도 최근 들어서는 기획행사, 프로모션 등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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