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나들이]

영화 아이스
영화 아이스
△아이스

영화 `아이스`는 부상당한 피겨요정 나디아(아글라야 타라소바)와 아이스하키 선수 사샤(알렉산더 페트로브)의 빙판 위 달콤 살벌한 아이스컵 정복기를 담은 피겨 로맨스다.

구부정한 몸, 휘어진 다리로 피겨요정을 꿈꾸는 꼬마 나디아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엄마를 떠나보낸 슬픔을 뒤로하고 호랑이 코치 샤탈리나의 지도 아래 전쟁처럼 스케이팅 연습에 매진한다. 그 결과 러시아 최고의 선수 레오노프의 파트너 자리까지 꿰차며 명실상부 최고의 피겨 선수 자리에 오른다. 그러나 피겨 스케이팅 최고 권위의 대회 `아이스컵` 진출을 앞둔 두 사람은 아이스쇼 도중 무리한 동작으로 부상을 입게 된다.

피겨 선수로서 사망선고와 다름없는 끔찍한 부상으로 휠체어에 앉게 된 나디아, 고향으로 돌아온 그녀에게 샤탈리나 코치는 아이스하키 선수 사샤를 재활 파트너로 붙여준다. 서서히 웃음을 되찾아가는 나디아에게 회복과 더불어 아이스컵에 다시 도전하게 될 기회가 찾아온다. 꿈을 향한 노력과 좌절, 그리고 새로운 사랑과 다시 찾아온 기회. 은반 위에서 미끄러진 피겨요정 나디아가 진정한 자신, 그리고 사랑을 되찾아가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감동을 선사한다.

△콜드 워

영화의 제목인 `콜드 워`는 미국과 소련의 이데올로기적 대립이 극심했던 냉전 시대를 의미한다.

1949년 폴란드는 공산주의 체제 하에 개인의 자유를 억압당하고 광범위한 분야에서 국가의 간섭을 받고 있었다. 도시 빈민가 출신인 줄라(요안나 쿨릭)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폴란드 민속음악단 `마주르카`에 입단한다. 그곳에서 줄라는 음악을 가르치는 빅토르(토마즈 코트)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정치적 사상을 의심받는 그를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모든 상황을 알게 된 빅토르는 폴란드를 떠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파리로의 도피를 제안하지만 걱정이 앞선 줄라는 망명을 거절한다. 하지만 운명이란 가혹하게도 둘을 갈라놓지 않고 이때부터 이들은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며 15년간 사랑을 이어간다.

가장 차가운 시대에 펼쳐진 가장 뜨거운 사랑은 낭만적이지만 정치적, 시대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그만큼의 희생이 필요하다.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콜드 워`의 스토리라인은 많은 영화에서 다뤄왔던 소재다. 하지만 기존의 로맨스 영화와 다른 특별한 점은 시대의 공기를 담아 그 안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을 절실하고도 충실히 전한다는 것이다. 또한 영화 속 제3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은 줄라와 빅토르의 상황에 맞게 변주돼 캐릭터의 미세한 감정 변화를 포착할 수 있게 한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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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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