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등 특례제외업종 21종 7월부터 단축, 금융권 PC오프제 등 시뮬레이션 실행 중

대출상담하는 은행창구 모습. [연합뉴스]
대출상담하는 은행창구 모습. [연합뉴스]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는 금융업계가 분주해지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지역 시중은행은 근로시간 단축 정착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시행하고 있고, 일부 업무에 따라 탄력근무제 도입도 고려 중이다.

연초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종사자들은 달라진 근로환경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3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공공기관 중 21개 특례제외업종도 1주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된다. 21개 특례제외 업종은 금융업을 비롯해 자동차·부품판매업, 방송업, 보험·연금업 등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업종은 금융업이다. 일부 시중은행은 지난해 일부 지점에 한해 근로시간 단축 시뮬레이션을 진행해왔고, 올해부터 전 지점으로 확대했다.

우선 공통으로 도입한 제도는 PC오프제다. 업무용 PC사용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제한했다. 물론 급히 업무를 보기 위해선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고, 업무상 간단한 이용을 위해 5분간 짤막하게 PC사용이 가능하다.

근로시간 단축에 은행원들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출근시간은 늦어졌고, 퇴근시간은 빨라졌기 때문이다.

대전의 A 시중은행 직원은 "기존에는 최소 오전 8시까지는 출근해야 했는데, 서둘러 출근하더라도 업무처리가 제한돼 PC사용시간에 맞춰 출근을 하고 있다. 20여분 정도 여유가 생긴 셈"이라며 "본인 업무가 끝났어도 통상적으로 오후 8-9시가 돼야 퇴근이 가능했는데 요즘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본인 업무 종료와 동시에 퇴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대출업무 등 업무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면서 일부 시중은행은 탄력근무제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또 업무시간이 짧아지면서 업무가 강도가 보다 세질 것이라는 걱정도 나왔다.

B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영업마감시간이 오후 4시로, 사실 본격적인 업무는 그 이후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적정 퇴근시간을 고려하면 시간 대비 업무량이 과중되는 것"이라며 "더욱이 대출업무는 업무처리 시간 상 야근이 불가피해 내부적으로 어떻게 근로시간을 운영해야 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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