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효과를 얘기하기가 무색할 지경이다. 대전·충청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만취 현역 군인이 고속도를 역주행 하는가 하면 경찰관의 음주운전 사고도 줄을 이었다. 대전에서만 윤창호법 시행 후 한 달 동안 205명이나 되는 음주운전자가 적발됐다. 새로운 법 시행으로 전체적인 적발건수는 줄어들었는지 몰라도 시민들이 느끼는 음주운전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처벌이 강화됐는데도 운전자들의 의식이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지난달 18일 시행된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기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을 강화한 법이다. 시행 첫날부터 인천에서 음주운전자가 횡단보도 보행자를 숨지게 하는 등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단속을 해야 할 경찰관들의 음주사고도 줄을 이어 비난을 사고 있다. 연초부터 경찰관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거나 신호대기 중 잠을 자다 적발된 경우가 있다. 지난 12일엔 경남 창원에서 경찰 간부가 만취 운전 사고를 내고 도망가다 시민에게 붙잡혔다. 엊그젠 전주에서 대리기사가 오지 않자 음주운전을 하다 신호대기중인 트럭을 들이받은 경찰관도 있다. 경찰관들의 사례만 보면 오히려 음주운전이 늘어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일련의 사례는 처벌 강화만으로는 음주운전을 근절하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단속과 근절에 앞장서야 할 경찰관들의 적발사례는 더욱 그렇다.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혹시 상상이상의 가혹한 처벌이 따른다면 나아질지 모르겠다. 결국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선 운전자들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 음주운전은 사고가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임을 인식해야 한다. 술을 한 모금이라도 입에 댔다면 운전대를 절대 잡지 말아야 한다. 모든 운전자들이 명심하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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