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의 미숙한 입학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2019학년도 평준화 고교신입생을 배정하면서 100명이 넘는 학생의 배정 오류를 저질렀다. 국제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에 합격한 109명을 평준화 고교에 중복 배정한 것이다. 서둘러 취소하고 6시간 만에 재배정 했지만 상당수가 배정이 달라진 것은 물론 지망하지도 않은 학교에 배정된 100여 명이 나와 반발을 샀다. 세종교육청은 신입생 배정 프로그램 오류로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배정 프로그램은 사람이 만들고 작동시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오류 가능성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결국 이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고 발표한 세종교육청의 미숙함과 안일함이 화를 부른 것이다.

전기인 외고나 자사고 합격생이 후기에 배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일이다. 그런데도 말도 안 되는 행정처리가 발생했다는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사태에 대처하는 교육청의 졸속 일 처리도 논란이 되고 있다. 중복지원자 자리만 재배정 하는 방법도 있는데 전체를 재배정 해 다수의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볼 수 있다.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음에도 교육감이 홈페이지에 사과문만 올린 것은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단순히 행정상 오류로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프로그램 오류로 인해 재배정한 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직접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백 번 사과를 한다고 해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준 혼란과 고통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애초부터 꼼꼼히 점검하고 따져봤다면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도 않았다. 미숙한 업무처리에 공무원들의 안일한 인식까지 겹쳐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최대한 구제를 해줘야 한다. 아울러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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