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국제컨벤션센터 규모가 당초 구상에 비해 절반 이상 쪼그라들 것이라고 한다. 전시장 면적이 계획보다 55% 축소될 것이라고 하니 대통령 공약 사항을 이런 식으로 뭉개도 되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규모가 줄어들면서 `국제`라는 명칭까지 삭제될 상황이고 보면 기대 이상의 역할은 커녕 최소한의 기능에도 어려움을 겪게 생겼다. 전통 놀이인 장기로 비유하자면 차도, 포도 떼겠다는 격이니 우려가 크다. 천안·아산 지역을 포함한 충남 북부권의 산업 홍보와 마케팅이 차질을 빚고, 다른 지역과의 경쟁력 측면에서도 열세에 처하게 되는 건 보나마나다.

충남국제컨벤션센터 건립은 천안아산 KTX 역세권 R&D 집적지구 사업과제로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이다. 정부 국정과제에 들어가 있음은 물론이고,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MICE산업 활성화까지 염두에 둔 프로젝트다. 하지만 부지면적 4만 5000㎡를 그대로 두되 연면적 7만 250㎡를 5만 1900㎡로 축소하고, 지상 10층·지하 1층 건물도 지상 4층·지하 1층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특히 전시장 규모가 기존 2만㎡에서 9000㎡로 반 토막 난 게 걸린다. 그런데도 천안시가 전액 부담하는 부지매입비의 경우 185억 원이 되레 증가했다니 기초자치단체에 떠넘기겠다는 속셈마저 엿보인다.

충남 서북부는 우리나라 자동차와 반도체, 화학 등 제조업의 신흥 중심지다. 이를 홍보하고 사업화하는 전시공간과 기업 간 만남의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에 따라 대안으로 나온 게 국제컨벤션센터다. 국비 확보가 어려워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충남도의 설명인 데 그동안 무얼 했는 지 모르겠다. 명칭에서 `국제`라는 용어도 뺄 것이라니 규모가 얼마나 작아지는 지 알 만하다. 입지와 시설, 운영 등에서 차별화를 하고, 주변 상권 및 관광코스 개발과 연계하기로 한 청사진대로 추진해야 마땅하다. "수요가 있으면 추후 확장하도록 하겠다"고 어물쩍 넘어가서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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