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시련과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냉혹한 현실에 부딪쳤을 때 사람들은 큰 고통과 실패감을 느낀다. 그럴 때는 이를 극복하려는 자신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가족, 친구나 가까운 동료들의 위로나 격려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삶에 지쳐있는 순간, 누군가 나에게 "포기 하지마. 좌절하지 말고 다시 내일을 꿈꿔봐"라고 얘기해줄 때 그 몇 마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생명줄이 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은 너무나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는 2017년 1만 2463명이고 10만 명당 사망률은 24.3명으로, 2003년 이후 OECD 국가 중 `최고`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우리 대전의 경우도 매년 감소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2017년 한해에 337명이 스스로 생(生)을 마감했다. 이와 같은 수치는 같은 해 대전지역 교통사고 사망자수 81명과 비교해 볼 때, 4배가 넘는 충격적인 수준이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일까?

필자가 대전시의 보건복지업무를 총괄하면서 고민해온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에 대한 희망과 자립심을 키워주고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자 하는 사회 구성원들이 주어진 현실을 이해하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그 방안을 마련하는 점이다.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의 확산과 `사회의 건강성`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대전시는 자살예방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선 `생명사랑 지킴이`를 양성해 빈틈없는 인적 발굴망을 구축하는 일이다. 각종 기관·단체나 방문서비스 종사자, 상담전문가, 보건의료인력, 공무원 등으로 매년 1만 3000명씩 생명사랑지킴이를 양성해 고통 받는 이웃의 조력자 역할을 하게 하고 있다.

둘째,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조기발견과 이에 따른 집중관리이다. 즉 빈곤, 실패, 고립, 질병 등을 겪고 있는 자살 고위험자를 미리 살피고 파악하여 정신건강서비스 제공(우울증, 스트레스 검사 및 상담, 전문기관 연계 등)은 물론, 24시간 자살예방 상담전화, 생명의 전화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일이다.

셋째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추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내 이웃을 내가 먼저 살피는 시민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의식이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나눔과 배려의 문화 속에서 시민 개개인이 생명지킴이가 되는 날, 우리사회는 진정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 한명의 소중한 생명도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 없는, 더불어 사는 대전행복공동체를 그려보자! 150만 시민 모두와 함께 말이다.

임묵 대전시 보건복지여성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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