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의 이름과 사진, 인삿말이 적힌 동판이 걸려 있는 아너 존의 모습. 사진=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의 이름과 사진, 인삿말이 적힌 동판이 걸려 있는 아너 존의 모습. 사진=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는 2007년 12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립한 국내 최초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개인기부자의 헌신을 높이 평가하고 개인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길을 모색한 결과로 탄생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미국 공동모금회가 1984년 설립한 토크빌 소사이어티를 벤치마킹해 설립됐다. 미국 공동모금회는 영향력 있는 사회지도자의 리더십을 통해 고액기부를 유도하고, 보다 효과적인 사회공동체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고액기부자 클럽을 계획했다. 설립 당시 회원 수 20명, 기부금 총액 2000만 달러로 시작해 현재 워렌 버핏, 빌 게이츠와 같은 사회 저명한 지도자들이 참여 중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토크빌 소사이어티 모델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고유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독자적 운영체계를 수립했다. 빈곤, 질병, 소외라는 3대 핵심 의제에 맞춰 8대 영역으로 나눠 지원된다.

우선 기초생계 지원의 경우 빈곤 위험 완화와 예방을 위해 개인을 대상으로 현금 또는 현물을 지원한다. 취약계층의 자립역량 강화와 빈곤의 대물림 방지를 위한 교육·자립 분야도 지원 대상이다.

심리·정서 지원과 사회적 돌봄 강화도 이뤄진다. 심리 상담 및 검사와 함께 심리회복프로그램 지원이 진행되며, 여성과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 계층의 안전 및 편의증진, 돌봄 지원도 이뤄진다.

뿐만 아니라 안전한 주거환경 조성과 환경보호를 위한 사업, 질병예방을 위한 공중위생 및 의료 서비스 지원에도 아너 소사이어티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 여기에 여가·문화·예술 분야의 경험을 쌓도록 하는 등 문화격차 해소에도 역량을 쏟고 있으며, 민간전달체계 강화를 통해 양질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지역 아너 클럽과 특성화 클럽 운영 등 다양한 관리체계도 함께 구축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2008년 5월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회장의 기부로 1호 회원의 탄생을 알렸다. 이어 당해 12월에는 최신원 SK 네트웍스 회장을 포함한 6명이 고액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남 회장과 최 회장은 이듬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09년 아시아 기부영웅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1년에는 아너 소사이어티 최초로 부자(父子) 회원과 부부(夫婦) 회원이 탄생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설립 후 첫해 가입자가 6명, 이듬해 17명으로 초기 확산은 더뎠다. 하지만 2011년 누적 회원 100명을 넘어서며 속도가 붙기 시작하더니 2015년에는 1000명을 돌파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아너 소사이어티에는 이달 누적 기준 1990명의 회원이 가입해 2000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누적 약정기부금액은 2213억 원으로 수많은 사회 지도자들이 따뜻한 세상을 향한 아너 소사이어티의 길에 함께 하고 있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은 기업인이 47.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전문직(13.7%), 자영업자(6.6%) 등이 다음을 잇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배우 수애, 방송인 서장훈과 같은 스포츠 및 방송 분야 인사 등 사회 각계각층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회원들도 230여 명으로 적지 않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252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경기, 부산, 대구 등이 100명을 크게 웃돌며 다음을 이었다. 대전에서는 2011년 이일수 ㈜트루컴 대표이사가 지역 최초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후 한화이글스의 김태균 선수를 비롯해 정태희 삼진정밀 사장 등이 가입해 현재 68명의 회원들이 나눔의 가치를 선도하고 있다. 2013년에는 윤완희 박사, 박혜덕 의사 부부가 회원으로 이름을 올려 대전 지역 최초의 부부 회원 탄생을 알렸다. 세종의 경우 올해 2명의 회원이 가입해 누적 회원 13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충남과 충북은 각각 84명, 50명으로 집계됐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은 정회원, 약정회원, 특별회원으로 분류된다. 정회원은 일시 또는 누적으로 1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완납한 개인 기부자를 대상으로 한다. 약정회원의 경우 같은 금액의 기부금을 5년 이내 납부하기로 약속한 개인 기부자를 말한다. 약정회원은 약정기간 매년 1억 원의 20% 이상을 분할기부하거나 약정기간의 반기 내 50% 이상을 납부하면 된다. 이밖에 가족 및 제 3자가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고 대표자를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추천할 경우 특별회원에 해당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아너 소사이어티는 고액자산가만이 참여할 수 있다는 인식의 틀을 깨고 다양한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단순한 나눔 실천을 넘어 더 나은 세상, 더 밝은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며 기부 문화 확산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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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4일 대전 유성구 라온컨벤션에서 열린 `2018 대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의 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지난 10월 4일 대전 유성구 라온컨벤션에서 열린 `2018 대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의 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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