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환자수 해마다 증가…50대 최다 발병

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대상포진(帶狀疱疹)은 피부의 한 곳에 통증과 함께 발진 및 수포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두를 유발하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에 의해 초래된다. 대상포진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피부분절을 따라서 신체에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를 만드는 데서 유래됐다. 예전에 본인도 모르게 수두에 걸린 적이 있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대상포진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대상포진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 수는 2013년 62만 2715명, 2014년 64만 6710명, 2015년 66만 6045명, 2016년 69만 1339명으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71만 1442명을 기록했다. 환자 수만 놓고 봤을 때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은 환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여성 대상포진 환자는 43만 3015명으로 남성(27만 8427명)에 비해 15만 4588명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50대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남성의 경우 50대 6만 2416명, 60대 5만 4570명, 40대 4만 4839명, 30대 3만 6953명 등 순이었다. 여성은 50대에서 11만 6960명을 기록,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으며 60대 8만 7690명, 40대 6만 9120명, 70대 5만 1876 등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에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수두를 앓게 돼 증상이 나타나거나 혹은 무증상으로 지나치게 된다.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첫 번째 감염 이후 우리 몸의 신경 세포 어딘가에 남아 있게 되는데, 대부분은 면역체계가 수두 바이러스를 활동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고 있는 상태가 이어진다. 하지만 수년 혹은 수십 년이 흘러 나이가 들거나, 후천성 면역결핍증을 앓거나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약물이나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통증 및 감각 이상이 수일 간 지속되다가 선처럼 가늘고, 줄을 이룬 모양의 발진이 나타난다. 또 발진과 함께 며칠 후에 전형적인 물집(수포)이 관찰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들은 초기에 열이 나는 듯한 느낌과 전신의 쇠약감을 호소하며 드물게 통증이 있지만 피부 병변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발진은 붉은 빛이 돌면서 피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모습으로 시작되지만, 수일이 지나면 발진은 물집으로 변해 가슴이나 등에 띠와 같은 모습으로 흩어진다. 일부에서는 물집이 고름물집으로 변해 고름이 들어 있는 것 같은 병변을 보인다. 대상포진이 띠 모양을 이루는 것은 피부에 분포하는 신경세포의 배열이 띠 모양의 피부분절로 이뤄져 있고, 이 피부분절을 따라 대상포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두와 같이 병변이 전신에 흩어져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의 한쪽 부위에 띠 모양을 이루는 것은 대상포진의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이러한 물집은 대개 7-10일이 지나면 딱지가 앉게 되는데 딱지가 떨어져 나간 부분의 피부는 일시적으로 색깔이 변한다. 대상포진을 심하게 앓은 경우에는 피부변색이 지속되기도 한다. 특히 대상포진이 눈을 침범하게 되면 눈꺼풀이 부어 오르며 눈이 충혈되고 통증을 일으킨다. 눈에 생긴 대상포진은 안구에 흉터를 남겨 시력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으며 각막염이나 녹내장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김지훈 대전선병원 뇌신경센터 과장은 "대부분의 질환과 마찬가지로 대상포진 역시 발생 초기에 빠르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피부에 발진과 수포가 발생한 지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질병 지속 기간이 줄어들고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 50세 이상의 경우에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며 "백신 접종으로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발병 위험을 절반 정도 낮출 수 있으며, 대상포진이 발생해도 통증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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