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이란 15-49세의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2017년 1.05명에서 2018년 1분기에는 1.07명, 2분기에는 0.97명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출생아수 신고 건수는 보통 하반기로 갈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음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는 2018년을 기점으로 연간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로 떨어지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는 경우 2022년에는 출생아수가 20만 명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통계청 `2016년 장래인구 추계`에서 출산아동이 30만 명대로 떨어지는 시기를 2035년으로 예견했으나, 지난해에 이미 출생아수가 35만 7700명이었고, 2018년에는 약 32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18년이나 앞당겨 졌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통계 자료를 통해서도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이 점점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연일 매스컴에서 저 출산의 심각성을 보도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관점은 어떠한가? 과연 몇 명이나 그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저출산의 심각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인구문제 관련 전문가들과 일부 정치인일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하루를 살아가는데 급급한 대중들이 이를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조차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유일한 관심은 "저출산으로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라는 것보다 "내가 국가로부터 얼마나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가"에 집중돼있다. 이는 그간의 사회적 정책이나 노력들이 대부분 인적, 물적 지원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출산율 제고를 위해 임신, 출산 보육 등 생의 주기 초기에만 국가지원이 집중되어, 보다 거시안적인 안목으로 저 출산을 해결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급급하여 비롯된 현상이라 생각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삶의 질이 최우선시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면서도 양질의 삶이 보장된다면, 모두들 자녀출산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이와 같은 기본적인 욕구마저도 총족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질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은 국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마슬로우는 생리적 욕구가 충족돼야 그 다음 단계인 안전 욕구 충족을 위해 집중하며, 안전욕구가 충족돼야 애정과 소속감의 욕구를 충족을 하려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생리적 욕구와 안전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대책마련이 가장 시급할 것이다. 오늘의 젊은이들은 이와 같은 기본 욕구를 충족하는데 있어 장애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 낳기 좋은 세상` 보다는 `양질의 삶을 보장` 해주는 방향으로 인식을 전환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가장 단순한 데서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 모두는 정부의 출산지원 정책만 바라보는 관점에서 탈피해 각자의 자리에서 저 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스스로 실천하는 방향으로 의식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저출산 극복은 정부가 혼자서 담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두가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비로소 가능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저출산의 심각성을 알리고, 현재보다는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양질의 삶 속에 자녀를 포함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열심히 알리고 홍보를 해 나아갈 것이다. 낙수 물에도 바위가 패일 수 있다는 신념으로 말이다. 환갑이 지난 미혼의 후배가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후회도 미련도 없는데 자녀가 없다는 것은 나를 더욱 외롭고 비참하게 만든다. 나는 자녀가 있는 사람이 제일 부럽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후배 역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젊은이들에 알리는 것으로 저 출산 극복을 위한 노력에 일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김태임 대전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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