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6년 장래인구 추계`에서 출산아동이 30만 명대로 떨어지는 시기를 2035년으로 예견했으나, 지난해에 이미 출생아수가 35만 7700명이었고, 2018년에는 약 32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18년이나 앞당겨 졌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통계 자료를 통해서도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이 점점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연일 매스컴에서 저 출산의 심각성을 보도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관점은 어떠한가? 과연 몇 명이나 그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저출산의 심각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인구문제 관련 전문가들과 일부 정치인일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하루를 살아가는데 급급한 대중들이 이를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조차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유일한 관심은 "저출산으로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라는 것보다 "내가 국가로부터 얼마나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가"에 집중돼있다. 이는 그간의 사회적 정책이나 노력들이 대부분 인적, 물적 지원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출산율 제고를 위해 임신, 출산 보육 등 생의 주기 초기에만 국가지원이 집중되어, 보다 거시안적인 안목으로 저 출산을 해결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급급하여 비롯된 현상이라 생각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삶의 질이 최우선시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면서도 양질의 삶이 보장된다면, 모두들 자녀출산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이와 같은 기본적인 욕구마저도 총족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질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은 국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마슬로우는 생리적 욕구가 충족돼야 그 다음 단계인 안전 욕구 충족을 위해 집중하며, 안전욕구가 충족돼야 애정과 소속감의 욕구를 충족을 하려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생리적 욕구와 안전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대책마련이 가장 시급할 것이다. 오늘의 젊은이들은 이와 같은 기본 욕구를 충족하는데 있어 장애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 낳기 좋은 세상` 보다는 `양질의 삶을 보장` 해주는 방향으로 인식을 전환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가장 단순한 데서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 모두는 정부의 출산지원 정책만 바라보는 관점에서 탈피해 각자의 자리에서 저 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스스로 실천하는 방향으로 의식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저출산 극복은 정부가 혼자서 담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두가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비로소 가능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저출산의 심각성을 알리고, 현재보다는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양질의 삶 속에 자녀를 포함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열심히 알리고 홍보를 해 나아갈 것이다. 낙수 물에도 바위가 패일 수 있다는 신념으로 말이다. 환갑이 지난 미혼의 후배가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후회도 미련도 없는데 자녀가 없다는 것은 나를 더욱 외롭고 비참하게 만든다. 나는 자녀가 있는 사람이 제일 부럽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후배 역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젊은이들에 알리는 것으로 저 출산 극복을 위한 노력에 일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김태임 대전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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