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갈등을 겪으며 해결과정을 거치게 된다. 역사학자들의 일반적 견해에 의하면 갈등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존재하다고 한다. 조직사회는 갈등이 존재하면 갈등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조직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언론인이며 칼럼니스트인 월터 리프먼(Walter Lippmann)은 "극단로자의 세계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양보와 동의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문제해결과정을 거치고 나면 항상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을 뿐이다. 분쟁은 항상 무조건의 항복이 있어야 비로소 끝난다. 서로 상치되는 이익의 조정이나 조화란 있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각종 운동경기나 포커, 바둑, 전쟁 등 그 유형을 불문하고 모든 게임에는 경쟁상대가 있다. 경기자는 경쟁상대가 취하는 전략을 감안해 자신의 행위를 결정한다. 우리는 여기서 모든 플레이어들이 상호 합리적 협상과정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리라 예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제로섬게임(zero-sum game)은 상대가 취하는 전략과는 관계없이 결과 값이 0인 경우이다. 즉 내가 1000원을 따면 상대방은 1000원을 잃게 돼 두 사람의 결과 값의 합은 0이 돼 버린다.

모든 사람의 이익과 손실을 합쳐 0이 되는 제로섬 게임은 영합게임이다. 영합게임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화투나, 포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반면 비영합게임(nonzero-sum game)은 상대방이 취하는 전략에 따라 각 경기자가 받는 결과 값이 0보다 클 수 도 있고 작을 수도 있는 게임이다. 이 경우 각자가 가져가는 결과 값을 최대한 키우는 것이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므로 경기자 간 협력할 유인이 존재한다.

이러한 경우의 대표적인 예는 과점시장 내에서 카르텔이 형성되거나 노사분규과정에서 타협이 이뤄지는 경우이다.

이론적 게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죄수의 딜레마"가 있다. 은행강도 용의자 두 명이 검사로부터 자백을 권유받는데 최적의 선택을 하면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으나 이기적 선택으로 인해 가장 불행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내용이다.

월터 리프먼은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최적선택을 못한 근본적 원인은 협조가 차단된 환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두 용의자가 긴밀한 의사소통을 통해 의사결정을 했다면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나 그러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월터 리프먼이 말한 대로 극단론자들이 주도하는 사회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보듯이 합리적 해결책 보다는 `목소리가 큰 쪽`이 이기고, 법과 규정에 의하기 보다는 편법을 통해 자기에게 유리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승자와 패자가 될지언정 모두가 이기는 게임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경쟁이 치열할수록 분쟁은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분쟁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 만큼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반증의 표현이다.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해적들의 보물분배나 아기엄마를 찾기 위한 솔로몬 왕의 지혜와 같은 분쟁해결 방법은 일반론적인 상황은 아니다. 현실에서는 이러한 해결은 적합하지도 않고 적용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학자 Steve J, Brams & Alan D. Talor은 분쟁해결의 실전 `윈-윈 솔루션(Win-Win Solution)`에서 분쟁해결의 3가지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번갈아 선택하기 방식과 선택순서 재조정 방식, 둘째 나누는 역할과 고르는 역할 선택하기, 셋째 승자 몫의 일부 재조정방식이다. 분쟁해결 방식을 통해 우리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이들이 각자의 만족을 보장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만족이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보장 할 수 있는가에 의문이 간다. 윈-윈 솔루션에서는 만족이란 공정성에서 비롯되며 공정성을 판단하는 4가지 기준으로 균형, 진심으로 승복하기, 공평성, 효율성을 제시하고 있다. 어떠한 특정 당사에게만 유리하지 않은 공평무사한 절차야말로 분쟁에서 공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열쇠라 본다.

분쟁의 국면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그리고 Steve J, Brams & Alan D. Talor 말했듯이 공평무사한 절차가 무시된다면 그 결과는 결국 수용성이 약화 될 밖에 없을 것이다.

전용석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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