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남극탐사기] 남극 대구 이야기

2018-11-22기사 편집 2018-11-22 07:48:12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첨부사진1

세종기지 주변에 물고기가 그리 흔하지 않은데, 그나마 자주 눈에 보이는 것이 남극 대구라 는 물고기이다. 남극 대구는 남극 바다에 있는 총 222종의 남극 어류 중 77퍼센트나 차지하는 가장 많은 종으로서 남극 바다를 대표하는 어류이다. 대부분 바닥에 붙어서 사는 저서성 어류로 남극 연안의 수층과 저서 생태계를 연결하는 먹이 그물에서 중요한 소비자이다. 남극 대구는 세종기지 주변에서 최소 3종 이상 발견되는데,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종이 검은 암치과인 노토데니아 로씨(Notothenia rossii)이다. 우리나라의 대구와는 생물학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지만 영어로 Antarctic cod (남극대구)라 하기에 우리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실제로 보면 생김새는 한국의 대구나 우럭과 비슷하게 생겼다. 한국의 대구가 입과 얼굴이 커서 그렇게 부르는데, 남극대구도 얼굴과 입이 크다. 남극대구의 몸길이는 보통 25-35센티미터 정도이고 체형은 몸의 앞쪽이 뒤쪽보다 더 두꺼운 방추형이며, 피부에 불필요한 돌출이 없어 유영에 이상적인 형태이다. 등 무늬는 짙은 갈색 혹은 짙은 녹색이고 이빨이 날카롭다. 보통 하등 경골어류는 가시가 없고 연한 뼈로 이루어졌는데, 남극 대구는 가시와 연한 뼈가 잘 발달되어 있어 고등경골어류에 속한다. 경골어류는 대부분 부레를 가지고 있지만 남극 대구는 부레가 없다. 그래서 몸이 물보다 무거워 이동 할 때는 가슴지느러미로 움직임을 조절한다. 아가미에 있는 촉수돌기들이 짧고 드문 이빨 모양으로 되어있는 걸로 봐서 남극 대구는 육식성이 강한 것 같다.

남극 대구는 주로 세종기지 부두 앞 수심 2-5미터의 바위틈이나 해조류 더미 사이에서 많이 관찰되는데, 서식은 주로 더 깊은 10-30미터의 물풀이 있는 바닥에서 한다. 때로는 썰물에 달아나지 못해 조간대나 바위틈에 갇히는 경우도 있다. 남극 대구는 낚시나 그물로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데, 인간의 손이 거의 닿지 않아 양이 풍부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다. 채집한 남극 대구는 실험을 위해 세종아쿠아존에 축양한다. 세종아쿠아존은 6개의 사육을 위한 수조, 공기를 주입시키기 위한 장치, 수조별 온도조절기와 냉각기, 전기 공급을 담당하는 장치가 있다. 펌프와 냉각기를 이용해 물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데, 물이 일정한 높이를 넘으면 흘러 나갈 수 있도록 하여 새로운 해수를 계속 유입하고 배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세종아쿠아존에 보관 중인 대구를 먹이기 위해 남극에서 흔히 서식하는 크릴새우가 필요한데, 남극 대구의 채집이 끝날 즈음 때 맞춰 세종기지 앞 해안으로 많은 양의 크릴이 떠 밀려왔다. 덕분에 남극 대구는 포식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기지에서 얼마간 사육이 끝나고 남극 대구는 좀 더 깊이 있는 실험을 위해 한국으로 이송되었다. 총 62마리를 선적해 보냈는데, 이송 도중 일부는 죽고 45마리가 현재까지 극지연구소에서 실험에 잘 쓰이고 있다. 이렇게 많은 대구를 한국으로 이송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하니, 남극 대구를 채집하고 사육하고 이송하는데 도움을 준 월동대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향후 연구소에서는 남극 대구를 이용하여 추운 환경에 적응된 남극대구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동상치료나 결빙방지물질 등의 개발에 응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남극 대구는 한국의 수산 어종과도 접목해서 추운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어종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첨부사진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