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사고가 잊을 만하면 발생하고 있다. 이러다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된다. 지난 20일 충북 오송역 전차선 단전사고로 진주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가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두 시간 넘게 열차에 갇히는 불편을 겪었다. 이로 인해 상행선은 물론 교차운행으로 인해 하행선까지 지연 운행되는 혼잡을 빚었다. 20일부터 긴급복구가 이뤄진 21일 새벽까지 KTX 등 고속열차 120여 편이 많게는 5시간, 적게는 2시간 이상 지연 운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여졌다.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수많은 승객들이 밤새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역인 오송역은 이전에도 열차 운행중단 사고가 종종 있었다. 고라니가 달려들어 열차가 멈춰서는 일이 있었는가 하면 열차 고장으로 운행이 지연된 경우도 있다. 이번 단전사고는 고가도로 신설공사 과정에서 일반 조가선(전차선 상부에 가설하는 전선)을 절연 조가선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할 터이지만 시설물 공사가 사고를 유발했다고 할 수 있다. 오송역 사고 하루 전에도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가 선로 보수작업 중이던 포크레인을 들이받은 사고가 있었다.

사고를 겪은 승객들에겐 지연 보상이나 배상이 이뤄진다고 한다. 하지만 승객들이 겪은 불편과 업무차질 등은 금전으로 보전하기 어렵다. 애초부터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열차 사고는 하찮다 하더라도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어떤 교통수단 못지않게 안전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근래에 발생한 일련의 공사로 인한 열차사고를 지켜보면 무사안일과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나 다름없음을 알 수 있다. 안전대책을 철저히 세우고 공사를 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송역 사고를 계기로 정확한 사고원인 조사는 물론 재발방지를 위한 전반적인 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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