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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재밌는 문화재] 문화재에 사용된 전통 접합제, 석회

2018-11-16기사 편집 2018-11-16 0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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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실학자인 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에는 벽돌의 견고함에 대해 설명하는 박제가(朴齊家)의 대화에 다음과 같이 석회가 언급되었다. '벽돌은 석회로 붙이면, 마치 아교풀로 나무를 붙이고 붕사로 쇳덩이를 접착한 것과 같네. 만 개의 벽돌이 하나로 뭉쳐 아교처럼 하나의 성을 이루네.'

석회는 예로부터 건물이나 성곽, 무덤, 벽화 등 건축문화재 뿐만 아니라 예술품, 약재 등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특히 조선시대 문헌 기록을 살펴보면 심심치 않게 회(灰)라는 단어가 출현하여 석회의 쓰임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숙종실록'에는 1711년(숙종 37년)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북한성 역사(役事)에 석회가 9638석이 들어갔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지금의 무게로 환산하면 무려 1400톤 정도 되는 엄청난 양이다. 또한 국가에서 신하나 그 가족의 장례용 물품으로 회곽묘를 만드는데 사용할 석회를 지급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궁궐이나 성곽, 왕실의 묘를 짓는 공사에 대해 기록한 '산릉도감의궤'와 '영건의궤'에는 석회의 재료 구성이 자세히 기록되어 전해진다. 전통적인 회반죽은 유회(油灰), 수회(水灰), 양상도회(樑上塗灰)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쓰임새에 따라 석회와 모래 외에 들기름, 종이여물, 쌀풀, 느릅나무껍질 달인 물 등 첨가물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중요하고 귀한 재료로 여겨진 석회는 포틀랜드 시멘트의 생산 이후로 현대 건축 현장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포틀랜드 시멘트는 석회와 비교했을 때 내구성이 높고 작업성이 좋기 때문에 회반죽을 대체하는 재료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문화재 수리용 재료를 제외하고는 건축 재료로서 소비되는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현재 문화재 수리 기준인 '문화재수리표준시방서'는 전통 석회의 제조법과 다소 차이가 있다. 표준시방서의 회반죽은 생석회를 피워서 만든 소석회에 모래나 자갈과 같은 골재를 섞어 만들며 용도에 따라 종이여물, 흙, 해초풀 끓인 물 등을 첨가하여 전통 기법을 재현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배합재료의 준비과정 및 배합비율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고증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전통 건축물에서 채취한 회반죽을 바탕으로 재료의 성분과 배합비율을 규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전통 석회의 제조기법 및 시공법에 대한 국내 연구도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문화재 수리·복원 시 전통 재료와 제작기법에 대한 기준은 아직까지 끊이지 않는 논쟁거리이지만 시대가 지날수록 문화유산을 인식하는 가치와 접근 방법이 변화하고 문화재 보존에 대한 시각도 바뀌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문화재를 보존·복원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도 변화하는 상황에서 전통 재료와 시공법을 현대의 방법으로 해석하고 문화재가 진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수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강소영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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