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주<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취임 1년 8개월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1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하 원장은 최근 임면권을 가지고 있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사의를 밝혔으며 19일 이임식을 갖고 원장직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3월 20일 3년 임기로 취임한 하 원장은 2년도 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하 원장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해체 폐기물 무단절취와 부실 관리 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데 이어 지난 9월에도 자진 신고를 통해 추가 위반사항 16건이 드러나면서 시민단체와 관련 부처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또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로부터 호된 질책과 사퇴 압력을 동시에 받아 심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꼈다는 것이 원자력연구원 내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에대해 하 원장은 "떠나는 사람은 말 없이 떠나야 한다"며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하 원장의 사의 표명에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한국원자력연구원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최근 정부는 명확한 사유나 공식적 의견 표명없이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연구원 원장 사퇴를 집요히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점차 현실화 되는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을 가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또다시 연구원을 흔들어 국민의 뜻과 목소리를 외면하고자 하는 시도임에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연구원과 임단협 교섭을 앞둔 시기에 원장 사퇴를 압박함으로써 우리의 노동권리를 침해하려 한다면, 총 단결해 현 정부의 독단적 권력 횡포에 결연히 저항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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