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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야기] 젠더공간

2018-11-07기사 편집 2018-11-07 08: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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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호텔에서 직장 동료 여성과 식사한 죄로 체포됐다. 사우디에선 여성이 남성보호자 없이 공공장소에서 다른 남성과 동석하는 것을 엄격이 금지하는 남성후견인제도를 위반했다는 어느 일간지의 보도였다. 우리 일상과 거리가 있어 놀랍기도 했지만, 다양한 사회적 구조에서 아직도 발생하고 있는 여성의 성적차별과 불평등 현상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우게 하는 대목이다.

건축의 공간에서 남녀의 신체적. 성적 특성에 의해 특정하거나 구분해 구성하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 보다는 큰 개념, 즉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에서의 공간 구분이나 기능적 또는 사용자 필요에 따른 공간이나 형태적 특성을 적절히 나누고 결합하기도 하면서 서로 다른 요소들의 긴밀하고 지속가능한 관계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건축의 본질이다. 다만 역사적으로 건축 본질과 관계없이 그 시대의 사회적 가치관이나 규범에 따른 인식과 정책에 따라 차별해 사용하는 결과가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공공화장실이다.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한 공간인 남녀가 구분돼 있는 공공화장실은 사실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성별이 분리된 화장실은 18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설치됐다. 이후 1887년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성별분리화장실 설치에 관한 법안을 처음 발의했고, 그 이후 30년 동안 미국 전역에서 동일한 내용의 법안을 채택했으며 도시의 팽창과 산업 근대화 물결속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당시 사회는 집은 여성의 공간이고 집밖의 유해한 외부사회에서 유약한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등장한 법안이었다고 한다. 그 시대의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서두의 사우디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여성이 혼자 갈 수 있는 외부의 유일한 곳은 아이스크림가게 뿐이었다고 하니 그 시대의 사회상과 규범에 따른 화장실 성별 분리 공간의 사용이 시작된 것이다.

시대의 큰 흐름에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늘게 되면서 여성에 대한 성적차별과 평등에 대한 인식은 높아지고 회복됐지만 여전히 공공화장실에 대한 성별 분리 공간의 개념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공화장실의 젠더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미국 오바마 정부가 백악관 내 성별중립화장실을 설치한 이후 각 도시 및 대학에서 이에 대한 논의 확산되고 있으며, 일본은 2020년 도교올림픽의 주요건물에 성중립화장실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대만에서도 양성평등수준을 빠르게 올리기 위해 성중립화장실을 기업과 학교 등에 정책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또한 민간에서도 커피빈 스타벅스등의 모든 체인점에서 남녀 구분 화장실에 대한 표지판을 떼고 있는 등 변화의 시작은 분명하다

국내에서도 현대카드 본사에 성중립화장실을 마련했고,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화장실에 도입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동일 면적 대비 공간의 활용도와 효율이 높아져 여성화장실의 줄이 길게 늘어서는 일이 줄어들게 됐고, 상대성 뿐만아니라 성소수자에 대한 존중으로, 분리 이전 보다 쾌적하고 안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후기이다.

당분간 논란은 계속 이어질듯 하다. 범죄나 몰래카메라의 위험, 인식의 불편으로 인한 기피 등의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남녀구분 화장실이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는 없다. 이 역시 건축적공간의 변화에 대한 불편보다는 사회적인식과 규범에 대한 차에서 오는 갈등일 수 있다. 여성의 참정권의 시작이 100년이 채 안되며, 여성이 예일대나 하버드대에 입학이 허용된 것이 불과 50년 전의 일이라 한다면, 그 갈등과 인식도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이상우 건축사사무소 에녹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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