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예은 시각예술가
민예은 시각예술가
공생(共生, symbiosis)은 생물학 관점에서 각기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일컫는다. 2017년 KBS에서 지정한 올해의 단어는 `각자도생, 욜로 YOLO(You Only Live Once)`이고 올해 지금 우리는 욜로를 추구하며 혼자가 아닌 공생의 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예술 안에서도 일어난다. 예술에는 어떤 공생들이 있을까? `주민과 미술가들의 공생`, `미술인들과의 공생`, `장르 간의 공생`, `작품과 관객의 공생`, `작가 생활과 생계의 공생`, `과거와 현대의 공생`, `나라별 미술들의 공생`이 밖에도 다양한 공생관계들이 예술 안에 있다.

이중 먼저 작품과 관객의 공생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미술은 프랑스 미술가 마르셀 뒤샹 이전과 이후로 나눠진다고 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작품과 관객의 관계도 뒤샹 이후 크게 달라졌다. 현대미술의 시작지점을 말하기는 쉽지 않고 정확한 시기를 특정 짓기 어렵지만 작품과 관객의 관계에 대한 변화를 기준으로 한다면 뒤샹 이후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뒤샹의 `레디메이드` 개념은 관객에게 어떠한 기준으로 작품을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관해 설명한다. 레디메이드란 단어의뜻 그대로 기성품을 말하며 예술적 지향을 두고 `선택`한다면 기성품이라 할지라도 기존의 실용적 의미와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갖게 된다. 즉, 레디메이드 개념은 예술은 작품을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물질에서 그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의 `자아`나 `정신`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관객에게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아닌 정신적 작품해석을 요구하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자율성을 주었다.

더 나아가 동시대 미술이라 불리는 현재에 활동하는 작가들은 관객에게 작품 완성의 역할을 부여하기도 하고 관객과의 소통이 작품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시키는 경우도 많다.

레디메이드 개념이 나온 지 벌써 100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대미술에서의 작품과 관객의 관계에 낯설어하는 경우들이 있다. 예술엔 `정답이 없다`라는 것이 정답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관객들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작품에 다가가 더 적극적인 관계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민예은 시각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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