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진이 여전히 심각하다. 연초 30만 명을 넘어섰던 취업자 증가수가 10만 명 아래로 곤두박질 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4만 5000명 늘어났다. 7월 5000명에 이어 8월에도 3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비상이 걸린 데다 9월 마이너스 전망까지 나온 것을 감안하면 최악은 면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달보다 취업자 증가수가 늘었다고 고용여건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경제활동 인구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반짝 현상일 뿐이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23만 3000명 늘었지만 한창 일할 나이의 30-40대에선 22만 7000명이나 줄었다.

취업자 못지않게 악화된 것은 실업자 증가다. 9월만 보더라도 실업자는 9만 2000명이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월평균 실업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만 2000명 늘어난 106만 5000명이나 된다. 3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외환위기로 시달리던 1999년 133만 2000명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은 기록이다. 3분기 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도 1999년 이후 처음이다. 통상 실업자는 취업시즌인 1-2분기에 늘다가 3분기에는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다. 실업자가 3분기에 100만 명을 넘어서는 이례적인 상황은 우리 고용여건이 그만큼 안 좋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폭을 보더라도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하다.

9월 취업자 증가수가 전달보다 늘었다고 한숨 돌릴 계제가 아니다. 고용부진은 구직자에게 고통 일뿐 아니라 경제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가 고용의 질 악화를 우려하면서도 단기일자리 만들기에 나선 것도 이러한 까닭일 것이다. 하지만 임시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지언정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기업이 투자와 고용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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