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여백] 연환계

2018-10-12기사 편집 2018-10-12 07:04:27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내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11일 코스피는 98.94포인트 내린 2129.67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록적인 낙폭이다. 우리 경제가 갑자기 5% 가까이 무너져 내린 건 아니다. 미국 증시에 쏟아진 불똥 때문에 전세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여전하고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 증시 자금이 빠져나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나름 경제 규모가 커졌다고 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정에 따라 휘청거리는 모습이 왠지 씁쓸하다.

지혜가 뛰어난 인물을 흔히 와룡봉추에 비유한다. 와룡은 삼국지에서 유비의 참모로 잘 알려진 공명 제갈량을 말하고 봉추는 사원 방통을 뜻한다. 제갈량과 어깨를 나란히 한 만큼 방통은 탁월한 식견을 가진 인물이었다. 삼국지 사상 가장 중요한 전투 중 하나인 적벽대전이 치러질 때 오나라 편에 서 있던 방통은 우연을 가장해 조조의 군영으로 들어가게 된다. 조조는 인재를 좋아하는 인물이었다. 오래 전부터 방통의 소문을 들어온 탓에 바로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병법을 이야기 했다. 방통은 청산유수와 같이 지혜를 쏟아냈고 조조는 깊이 감복해 전쟁을 승리할 묘책을 물어본다. 조조의 군사들은 육상전에는 익숙했지만 배를 타고 벌이는 전투에선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방통은 기다렸다는 듯이 "큰 강 가운데는 조수가 들고 나며 풍랑이 그칠 사이가 없습니다. 북방 군사들은 배에 익숙지 못하므로 배가 출렁거리기만 해도 병이 나기 마련입니다. 만약 큰 배와 작은 배를 서로 맞춰 한 줄로 해서 이물과 고물을 쇠사슬로 이어놓고 그 위에다 널빤지를 깔면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말들도 그 위로 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배를 타고 나간다면 아무리 풍랑이 일고 조수가 오르내린들 두려울 게 무엇이겠습니까"라 답한다. 조조는 곧바로 대장장이를 불러 밤새워 쇠고리와 대못을 만든 다음 배와 배를 서로 묶어 놓자 과연 병사들이 편안해졌다. 바로 연환계(連環計)다. 그러나 곧 오나라로부터 화공을 받게 되자 연환의 안정감은 탈출을 막는 족쇄가 됐다.

현대 사회는 지역간 국가간 관계가 연환의 고리로 묶여 있다. 교통과 인터넷의 발전에 따라 고리는 더 많아지고 강력해진다. 글로벌화 된 지구촌에서 연환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호라는 배가 마냥 끌려다니지만은 않게 체질을 튼튼히 하고 소화기가 될 수 있는 정책도 갖추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용민 취재1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용민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