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중·고 만학도들이 시립 학력 인정 평생 교육시설 설립을 요구하며 지난 2일 저녁 대전시청사 일부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방선거 중에 시립 학력 인정 평생 교육시설 설립을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농성 참가자는 "만학도들은 배우지 못한 설움을 풀기 위해 입학했으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공부를 하고 싶다는데 교육시설 하나 설치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평생 교육시설 설립을 놓고 시청과 대전시교육청이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다.

시와 교육청이 TF팀을 꾸려 부지와 운영 방법 등을 놓고 논의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서다. 시는 학교 설립은 교육청이 앞장서야 한다는 입장이고, 교육청은 평생 교육시설은 소관이 아니라고 맞서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농성 참가자는 "평생교육법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에게 평생교육 기회가 부여될 수 있도록 평생 교육진흥정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시와 교육청이 서로 머리를 맞대도 부족한 상황에서 미루기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다 보니 지연되고 있지만, 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학교 설립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예지 중·고교는 만학도를 위한 충청권 유일의 학력 인정 평생 교육시설이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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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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