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인적쇄신 작업에 돌입하면서 잠행하고 있던 유력 당권 후보군들이 본격적으로 당권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충청권 유력 정치인들도 자천타천 차기 당권 후보군으로 분류되면서 이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한국당에 따르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0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전국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비대위는 기존 당협위원장이 공석이었던 사고 당협 22곳을 제외한 231곳의 당협위원장에 대해 전원 사퇴하도록 결정했다. 사퇴시점은 내달 1일이다. 한국당 비대위는 조만간 김용태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전체 당협 조사를 시작하고 올해 연말 안에 당협위원장 교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당 지도부가 인적쇄신에 속도를 내면서 내년 초에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 당권을 둘러싼 후보군들의 움직임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당협위원장은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선출하는데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만큼 당권에 관심 있는 인사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로선 김무성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 등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주변 측근 인사들을 통해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여기에 일부 계파에서 추진하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현실 정치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청권 인사들로는 정우택 의원의 거취도 관심사다. 원내대표를 하면서 당 안팎에서 리더십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차기 당권 유력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6·13지방선거 이후 잠행하고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행보도 주목된다. 이 전 총리의 경우 충청권은 물론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어 전당대회 출마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명예회복과 현실정치 컴백 무대로 전대 출마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선 의원 가운데서는 정진석 의원의 전대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안정적으로 원내대표를 수행하고 당내 입지를 구축해왔다는 점에서 차기 전대 출마를 통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와 맞붙어 근소한 차이로 석패한 김태호 전 의원과 나경원 의원도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차기 당대표는 21대 총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경우 유력 대권 주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높다"며 "충청권에서는 충청대망론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지역민의 열망이 있는 만큼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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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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