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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부실 보여준 대전동물원 퓨마 탈출 사고

2018-09-19기사 편집 2018-09-19 18: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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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대전동물원을 탈출했던 퓨마가 끝내 사살됐다는 소식은 허탈하다. 마취 총을 맞은 채로 계속 달아나다가 숨을 거둔 모습에 참담함을 토로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사육장 문을 잠그지 않아 퓨마가 빠져나가도록 빌미를 준 관리 소홀도 그러려니와 수많은 인원을 동원하고도 포획에 실패한 건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애꿎은 생명만 희생됐다'는 비판이 온라인에서 이어지고 있는 게 무리는 아니다.

'뽀롱이'로 불린 비극의 퓨마는 8년생 암컷으로 체중이 60㎏ 정도였고, 온순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야성에 따라 밖으로 나왔다가 4시간 30분 동안의 자유와 목숨을 바꿨다. 한때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음은 물론이다. 대전동물원에서는 과거 원숭이가 철창을 빠져 나간 적이 있고, 2016년에는 대전의 한 사설 동물관람시설에서 반달곰 1마리가 탈출하는 소동이 빚어졌던 만큼 관리 강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수색에서부터 사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더 아쉽다. 수색 작업은 청와대 NSC가 경찰청·소방청·대전시 간 화상회의를 주재하며 현장 대응을 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119특수구조단과 경찰특공대 등 동원된 인원만 수백 명이다. 퓨마 한 마리를 잡는 데 막대한 행정력을 쏟아 부었건만 결론은 포획 대신 사살이었다. 사육사가 쏜 마취 총을 맞고도 달아나자 야간임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지만 마취가 풀린 것도 어이없고, 특히 동물원 경내였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대전동물원은 '어린이 날에 대전에서도 호랑이를 보고 싶다'는 한 어린이의 호소 편지에 공감한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2002년 5월 5일 탄생했다. 대전오월드로 통합된 뒤에는 138종 940수의 동물을 보유해 중부권 이남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시민 사랑도 여전하다. 이에 부응하는 관리 능력 구축이 절실하다. 관리 소홀과 초동대처 미흡, 추적 과정에서의 문제점, 유관기관 간 협조체계 부족 등을 보완할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유사 사태는 언제든 재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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