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 로터리클럽 회원들이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철골 구조물을 세우고 있다. 이들이 지은 집은 오는 19일 완공된다. 사진 = 충남 부여 로터리클럽 제공
충남 부여 로터리클럽 회원들이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철골 구조물을 세우고 있다. 이들이 지은 집은 오는 19일 완공된다. 사진 = 충남 부여 로터리클럽 제공
지난 3월 충남 부여군 임천면의 한 가옥이 불에 탔다. 이 집에는 지체장애 2급인 윤모(30)씨와 팔과 다리를 잃은 윤씨의 어머니, 80세의 아버지까지 세 식구가 살았다. 다행히 셋 다 다치진 않았지만 하루 아침에 집이 없어졌다. 발화의 원인은 화목보일러로 인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원인미상이다. 이들은 화재 이후 임시로 9.9㎡ 크기의 컨테이너에서 폭염이 들끓던 지난 여름을 보냈다. 어려움을 겪던 이들의 소식은 충남 부여로터리클럽에 전해졌다. 당장 전 회원이 집을 짓자고 나섰다.

충남 부여 로터리클럽이 소외계층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직접 집을 지어주기 위해서다. 80여명으로 구성된 로터리클럽회원들은 주야를 불문하고 집짓기에 나섰다. 전문성을 갖춘 각자의 직업이 빛을 냈다. 전기를 담당하는 이는 전선을 연결하고, 가스를 담당하는 이들은 가스기기를 설치, 건설기술자는 기둥을 세웠다. 한 쪽에선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건축허가를 받아 행정절차를 도왔고 윤씨 가족의 어려움을 지방자치단체, 소방당국에 호소하기도 했다. 임천면에서도 윤씨 가족이 살던 컨테이너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오는 19일이면 윤씨가족에겐 새집이 생겨난다.

조립식 건축물 한 채를 지으려면 통상 5400여만 원이 소요된다. 하지만 부여로터리클럽회원들은 각자의 장기를 살려 그 이상의 가치를 집짓기에 투자했다. 그들은 `영혼의 저금`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결국 조금씩 모인 봉사정신은 한 가족이 살 수 있는 한 채의 집을 만들었다.

이들은 이미 올초 부여 내 소외계층 집 2곳을 수리해주기도 했다. 그중 한 곳은 다문화가정이었는데, 고국으로 돌아가려다 부여로터리클럽의 도움으로 부여에 계속 정착하기로 했다. 부여로터리클럽은 내년 5월이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맨땅에서 집을 지은 것만 10채에 달하고 수리를 도운 집들은 수십채에 달한다. 올해는 고령화된 부여 내 세대들을 위해 화재감지기도 설치할 계획이다.

박정철 충남 부여 로터리클럽 회장은 "삶을 살아가면 누군가를 돕는다는 일은 흔한 것 같으면서 흔하지 않은 일. 육신을 위한 저금은 있지만 영혼을 위한 저금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부여로터리클럽은 `행복해지고 싶은 만큼 남을 돕는다`라는 생각으로 지역을 위한 봉사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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