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비염

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날씨가 나타나는 가을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비염 환자들에게 있어서 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계절이기도 하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재채기와 콧물 등 비염으로 인한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비염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그만큼 매년 발생하는 환자 수 또한 다른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많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발생한 비염 환자 수는 1067만 9658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2014년 1060만 4730명, 2015년 1032만 2065명, 2016년 1058만 8846명 등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비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민 5명 중 1명은 비염을 앓고 있는 셈이다.

성별로는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조금 더 많은 환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남성에서 492만 6578명의 비염 환자가 발생한데 반해 여성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575만 3080명을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10세 미만에서 가장 많은 환자수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0-9세 환자가 129만 5902명, 여성의 경우 119만 8474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은 10세 미만 다음으로 10대(68만 5276명), 40대(58만 4718명), 30대(57만 3351명), 50대(56만 1109명) 등 순이었다. 여성은 30대(82만 7688명), 40대(76만 7397명), 50대(74만 4290명)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비염은 크게 급성 비염과 만성 비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 비염은 감기를 지칭하는 감염성 비염이며, 만성 비염의 경우 원인에 따라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뉜다. 세균에 의한 만성 감염성 비염을 제외한 만성 비염에는 비후성 비염, 한랭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 등이 있다. 이중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만성 축농증(부비동염)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감염성 만성 비염의 원인은 비강구조 이상, 비강종양,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호르몬 이상, 약물, 정서불안 등이 해당된다. 또 비강 물혹(용종), 만성 부비동염, 비강 이물, 선천성 코 기형이 동반돼 있을 때도 만성 비염이 발생 할 수 있다.

비염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코막힘이 자주 일어나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코막힘은 보통 좌우가 교대로 막히게 되며 막힘의 정도는 다양하다. 증상이 심하면 환자는 양쪽 코가 모두 막혀서 코를 통한 호흡에 장애가 생기므로 구강호흡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인후염에 쉽게 걸리고 목이 자주 아프게 된다. 또 비염 환자들은 머리가 무겁다고 호소하기도 하며,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집중력 저하가 발생하기 쉬워 업무와 학업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특히 만성 비염은 염증으로 인해 비점막의 신경이 노출돼 발작적인 재채기를 유발하기도 하며, 후각소실이나 후각감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 부비동염과 동반돼 만성 비염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누렇고 푸르스름한 콧물이 나올 수 있다. 또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만성 비염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코가 가렵고 맑은 콧물이 많이 나며, 코가 자주 막힐 수 있다. 이런 경우 콧물이 많이 나와 콧구멍 입구와 코의 바로 아래 부분이 헐고 진물이 날 수도 있다.

감염성 비염인 경우에는 대개 적절하고 충분한 기간 동안 항생제 투여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으며 합병증이 있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만성 비후성 비염의 치료 방법으로는 경구용 점막수축제, 국소분무형 스테로이드 제제,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법 등이 있으며 수술적 치료를 통해 비대해진 비강 내 점막을 줄여줄 수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비강 내 만성적인 염증이므로 장기적인 치료와 관심이 필요하다. 원인 항원에 대한 회피 요법과 적당한 약물 요법은 필수적이며 두 가지 치료법이 효과가 없을 때 면역요법과 수술요법을 고려하게 된다.

김종엽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급하게 치료를 요하는 병은 아니지만 방치할 경우 중이염, 부비동염(축농증), 수면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소아에서 증상이 심한 경우 집중력 저하, 성격장애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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