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비염

이동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이동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기를 비롯한 각종 질병이 찾아오기 쉽다. 특히 증상이 비슷해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질환으로는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 모두 재채기를 계속 한다든지, 콧물이 계속 흘러내린다든지, 코가 막히는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을 가지고 두 질환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아 정확한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은 오랜 기간에 걸쳐 환자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질환이다. 다양한 치료와 조절방법이 있는 만큼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의 질환의 상태가 어느 정도의 상태인가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와 다른 알레르기 비염, 정확한 진단 필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알레르기 항원이라 부르며, 이러한 알레르기 반응이 코에 나타나는 질환이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즉, 코 점막이 특정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연속적인 재채기 발작, 계속 흘러내리는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또 눈이나 인후두(목)의 가려움, 후각기능 감퇴,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감기로 오인되기도 한다. 감기는 보통 처음에 맑은 콧물로 시작하다 점차 누런색의 콧물로 변하고 코가 막히면서 고열이나 온몸이 욱신거리는 증상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1주일 정도 지나면 나아진다. 하지만 알레르기성 비염은 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발작적인 재채기를 하고 맑은 콧물을 계속 흘리고,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없어지지 않는 한 증상이 계속된다.

◇꽃가루, 가족력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일 년 내내 증상을 일으키는 집먼지 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꽃가루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음식물이나 음식물 첨가제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천식, 임신 중 흡연, 생후 1년 미만에 흡연에 노출되는 경우, 부모의 알레르기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는 소아에게 알레르기 비염이 생길 확률이 증가한다. 부모 중 한 쪽에 알레르기가 있을 때 자녀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50% 정도이며 양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확률은 약 75%로 증가한다.

소아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알레르기 천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고, 기존에 천식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에는 천식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또 삼출성 중이염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알레르기 비염에 의한 코막힘은 코골이와 같은 수면장애를 가져와 소아의 성장문제나 집중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 항원 찾는 게 우선=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알레르기 항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코 내시경을 통해 코 속에 맑은 콧물이나 하비갑개의 비대 소견을 확인하고, 혈액 검사를 통해 항원 특이 면역글로불린 E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또 등이나 팔에 피부 반응검사를 시행한다. 증상을 일으키는 알레르기 항원을 찾게 되면 각각의 항원에 따른 회피 요법을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또 생리 식염수를 이용한 코 세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 항히스타민제나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와 같은 경구용 약물을 처방하거나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제제를 쓸 수 있다. 최근에는 알레르기 인자를 혀 밑에 떨어뜨려서 몸이 면역력을 갖게 하는 설하면역요법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이 요법은 근본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해서 알레르기성 천식으로 발전될 위험성을 감소시키고, 비염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오래 앓다 보면 코 안의 구조물들이 커지고 뚱뚱해지는 비후성 비염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변화된 구조에 대하여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흔히 `비염수술`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과거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방법을 많이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회전식흡입기, 고주파를 이용한 절제법이 이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비후의 양상에 따라 수술기구를 이용한 수술적 절제 또한 유효한 방법이다.박영문 기자

도움말= 이동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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