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3년만에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고 있다. 20일부터 26일까지 1, 2차에 나눠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다. 1차에서는 남측방문단 89명이 북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만나고, 2차에는 북측 방문단 83명이 남측 이산가족들과 상봉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떨어져 살아야 했던 70년 가까운 세월에 비해 만남의 시간은 2박 3일간 단 11시간에 불과하다. 단체 행사 시간을 기존보다 줄이고 개별상봉 시간을 1시간 늘렸다는 것이 위안거리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쟁 통에 서로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고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밤새 눈물을 지새운 세월에 비하면 상봉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언제까지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이 시간에 쫓기듯 만나야 하는지 안타깝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일부에서는 남북경협의 효과만을 강조하며 곧 통일이 올 것처럼 얘기하기도 한다. 통일에 앞서 고령이 된 이산가족들이 좀 더 자유롭게 남과 북의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이번에도 방문단에 선정됐지만 건강상 이유로 9명이 상봉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산가족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남과 북이 인도적 차원의 해법을 제시하길 기대해본다.
인상준 서울지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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