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 작가소개 ⑤아티피셜 네이처(지하루&그라함웨이크필드)

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 참여작가 `artificial nature`의 지하루(왼쪽)&그라함웨이크필드.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 참여작가 `artificial nature`의 지하루(왼쪽)&그라함웨이크필드.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자연은 인간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대상이다. 첨단 디지털 장비들로 자연의 속성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지자 예술가들은 자연을 전과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지하루와 그라함 웨이크필드는 아티피셜 네이처(Artificial Nature)라는 팀명으로 가상의 생물학적 복잡계를 구현한다.

지하루는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연구원으로 예술 안에서의 생명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며 가상생태계를 몰입형 환경으로서 만들고 발전시킨다. 현재 캐나다 토론토의 온타리오 예술 디자인 대학교의 DPXA 및 Digital Futures 프로그램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연구 프로젝트와 몰입형 생태계 "Artificial Nature"의 공동 창작자로서 예술의 최대치를 실험하는 미디어 아트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그라함 웨이크필드의 연구는 컴퓨터 음악 작곡에서부터 개방형 환경의 생성에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은 창조적인 코딩을 위한 소프트웨어 디자인과 인공 생태계의 몰입형 예술 작품을 통해 표현된다. 그는 토론토 요크 대학교에서 예술, 미디어, 공연 및 디자인 학교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캘리포니아 나노 시스템 연구원의 3층 구면 멀티유저 몰입형 도구인 알로스페어(AlloSphere)의 소프트웨어 시스템 및 저작 콘텐츠 개발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널리 사용되는 미디어 아트 환경인 Max / MSP / Jitter의 Gen 확장을 공동 저작하는 Cycling `74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기도 하다.

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 `중첩 속으로`에서 관객은 상호작용을 통해 그 세계를 혼합 현실의 형태로 경험할 수 있다. 이들이 구현하는 인공 생태계는 자연의 감각을 상기시키는 디지털 환경과 배아 단계의 컴퓨터 생명체들이 결합하여 인공 자연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렇게 형성된 인공 자연은 디지털과 생명의 상반된 면을 드러내기 보단 자연의 본질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해주는 물질적 수단이 된다.

자연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가상의 세계는 몰입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이를 통해 관객은 인공 생태계의 복잡한 피드백 구조를 하나의 개체로서 체험하게 된다. 유사-생명(quasi-life)들이 서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이들은 사전에 인터페이스나 환경, 제약, 법칙 등 많은 요소들을 프로그래밍 한다. 하지만 철저한 통제를 지양하고 여백을 남기는 프로그래밍으로 인공 생태계 내 생명체들이 유기적인 진화를 가능하게 한다.

작가는 인공 생태계를 구축한 전지전능한 창조주를 자처하는 것이 아니라, 유사생명체들이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돕는다. 실제로 작가가 인공 세계의 인터페이스와 경계, 환경, 규칙 등을 프로그래밍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개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상호작용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는 제한적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 생태 시스템의 유의미한 부분이 되는 건 가능하나 인간의 역할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따라서 시스템의 주체도 될 수 없다.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적인 지위에서 모든 가능한 생명체들 중 하나의 자리로 옮기는 것은 이들 작업의 중요한 지점이다. 가상의 생명체들은 자연의 DNA 보다는 훨씬 더 단순한 형태로 고유의 특징들을 물려받으며 스스로 진화한다. 즉, 이들이 구현하는 인공자연은 자연과 마찬가지로 안으로부터 진화하며 무한히 계속되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세상의 중심은 인간이라고 믿고 있는 인간중심주의에서 탈피해서 우리가 사는 세계와 중첩될 수 있는 대안적인 세상을 이야기한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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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비엔날레 바이오에서 만날 수 있는 `artificial nature` 의 작품 `중첩 속으로`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대전비엔날레 바이오에서 만날 수 있는 `artificial nature` 의 작품 `중첩 속으로`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작품 `중첩 속으로`에서 관객은 VR등의 첨단 기기를 이용한 상호작용을 통해 그 세계를 혼합 현실의 형태로 경험할 수 있다.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작품 `중첩 속으로`에서 관객은 VR등의 첨단 기기를 이용한 상호작용을 통해 그 세계를 혼합 현실의 형태로 경험할 수 있다.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대전비엔날레 바이오에서 만날 수 있는 `artificial nature` 의 작품 `중첩 속으로`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대전비엔날레 바이오에서 만날 수 있는 `artificial nature` 의 작품 `중첩 속으로`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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