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각 유족이 기증한 자료 중 1921년 11월 1차세계대전 종전기념일 축하 한인의 태극기 퍼레이드 사진. 사진=독립기념관 제공
강영각 유족이 기증한 자료 중 1921년 11월 1차세계대전 종전기념일 축하 한인의 태극기 퍼레이드 사진. 사진=독립기념관 제공
일제강점기 하와이 한인사회의 민족교육 지도자이자 청년운동가인 강역각의 후손이 독립기념관에 자료를 기증했다.

독립기념관(관장 이준식·이하 기념관)은 제73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강영각 후손으로부터 자료를 기증받아 13일 기증식과 함께 자료공개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기증된 자료는 1920년대와 30년대에 강영각과 하와이 한인 청년단체의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첩 2권(323매)과 그가 발행인이자 주필로 활동한 영자지 `The Young Korean` 35점과 `The American Korean` 24점 등 총 382점이다. 특히 기증 자료 모두 강영각 자신이 직접 자필 메모를 기록한 사진첩 2권과 그가 발행인이자 주필로 있던 영자신문 모두 최초로 세상에 공개되는 원본 자료이다.

이를 통해 1920년대부터 1940년대 전반까지 하와이 한인사회에서 독립운동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강영각이 열정적으로 청년들의 단합을 도모하고 청년들이 민족의식이 투철한 엘리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온갖 활동을 벌인 모습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독립기념관 자료 기증은 강영각의 부친인 강명화의 외증손이자 양우조의 친손인 양인집 어니컴(주) 대표이사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성사됐다. 기증 자료들은 1946년 강영각이 작고한 후 장남인 필모어 강이 보관해오던 것으로 자칫 하와이의 한 대학에 기증될 뻔한 것을 양인집씨가 독립기념관 기증을 유도해 이뤄졌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이번 자료 기증으로 중국 지역의 독립운동 명망가로써 이회영 일가가 있었다면 미주에는 강명화 가족이 있었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규명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기념관은 기증자료의 훼손 부분이 많아 지난 6월 자료를 인수받아 보존처리를 서둘러 마쳤다. 앞으로 영구보존하는 한편 디지털화해 기념관의 전시 및 연구 교육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13일 자료기증식에는 하와이에 거주하는 장남 필모어 강이 건강상 문제로 참석 못함에 따라 강영각의 딸인 수잔강 여사(하와이 거주)와 국내에 거주하는 양인집씨 등 유족이 참석했다.

강영각(1896-1946)은 평안남도 강서군 증산에서 출생해 1905년 아버지를 따라 하와이 사탕수수농장 이민을 떠난 후 클레어몬트 포모나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청년이다. 강영각은 포모나대학을 졸업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강영각의 가족 가운데 부친 강명화와 네 명의 형(영대, 영소, 영문, 영상)은 대한인국민회와 흥사단의 중추적 역할을 한 지도자이자 재정후원자로 미주지역 한국독립운동사의 중요인물들이다. 게다가 강영각의 누나인 영실의 남편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재무부장을 역임한 양우조이다. 이들은 모두 한 가족이 배출한 6명의 독립유공자로써 한국독립운동사의 진기록을 세우고 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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