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이상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111년만의 무더위로 최고기온을 경신했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고, 온열질환 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증가해 지난 6일 기준 국내 온열질환 환자는 총 3329명이 발생했으며 사망자도 39명이나 된다고 한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한 가운데 야외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이 더욱 염려된다. 정부에서는 건설현장 근로자들을 위한 아이스조끼, 아이스 팩 등 보냉장구를 산업안전관리비로 구입해 지급할 수 있도록 현장지도를 강화해 나간다고 한다. 또한 공공기관 발주공사는 폭염으로 인해 작업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발주기관이 공사 일시 정지와 공사기간 연장 및 계약금액 조정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선하는 등 폭염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어 시의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건설 현장은 다른 업종과 달리 옥외에서 작업이 이뤄져 요즘과 같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경우 작업공정에 지장을 초래함은 물론 비나 눈이 오는 날씨에서도 작업이 지연되는 등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다. 이는 곧바로 공사기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건설비용과 직결되어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초래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또한 건설업은 고소 작업이 많다. 보통 건물 한층 높이가 2m 이상 돼 근로자가 서서 작업하기 어렵기 때문에 작업 발판을 설치해서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때 안전한 작업발판 설치가 어려운 곳에서는 사다리나 이동식 비계발판, 고소작업차 등을 활용해 고소작업을 하게 된다.

건설업 특성상 고소작업 중 추락에 의한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전국 건설현장의 사고사망자는 506명으로 전체 사고사망자(964명)의 52.5%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추락사고 사망은 276명으로 55%를 점유하고 있다. 추락사고 발생장소를 보면 비계 및 작업발판(26.4%), 철골 등 기타구조물(25.7%), 단부 및 개구부(14.1%), 계단 및 사다리(9.1%) 순으로 전체 추락사고의 75.3%를 차지하고 있다.

대전·세종·충청지역의 경우 전체 사고사망자 140명 중 88명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해 62.8%를 점유하고 있으며, 이 중 48명이 추락사고로 사망해 약 55%를 차지하고 있어 전국평균보다 건설현장에서의 추락사고 사망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추락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안전보건공단 대전지역본부에서는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규모에 따라 차별화된 기술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선, 대형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유해위험방지계획서 대상현장에 대해서는 위험 등급별로 분류해 고위험 현장은 2-4개월마다 현장을 방문해 위험시기별 안전한 작업이 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중·소규모 현장에 대해서는 작업발판 미설치 현장이나 불량한 비계 설치현장을 집중 점검해 안전한 작업발판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대전권역 건설안전지킴이 22명을 11개조로 편성해 대전·세종·충남·북도 지역 다세대·다가구·근린생활시설 등 중·소규모 현장을 순회하면서 안전한 작업발판을 설치하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안전한 작업발판을 설치한 현장에서 추락사고 발생은 현저히 줄어든다. 특히 시스템비계를 설치한 현장에서 추락사고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고된 바가 없다. 그만큼 안전한 작업발판을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발주공사 현장에서부터 시스템비계 설치를 의무화 하고 민간발주공사에서도 자율적으로 시스템비계를 설치한다면 추락사고 사망자는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본다.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정완순 안전보건공단 대전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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