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문화예술계에서 신선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의 레파토리나 형식을 벗어나 뮤지컬과 오페라, 팝과 재즈, 팝과 오페라, 발레와 비보이춤, 오페라와 락, 심지어 과학과 예술 등 다양하게 융합되어 대중에게 선보이고 있다. 장르와 장르가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형식과 내용, 기술, 미디어, 문화가 융합되어 이전과는 다른 시너지를 만드는 융합예술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혹자들은 융합예술은 순수예술이 아니라며 비판하지만, 이 또한 예술영역으로 인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 예술이라는 것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의적이고 상징적인 표현방식이며 창조적인 세계를 만들어주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융합예술중에서 `뮤페라`라는 음악장르가 있다. 뮤페라는 뮤지컬과 오페라를 혼합한 것이다. 흔히 오페라를 고전적 음악장르로서 고급음악이라고 여긴다면 뮤지컬은 음악, 연극, 무용 등이 융합된 대중적인 음악장르로 이해한다. 그러나 사실 뮤지컬과 오페라는 전혀 다른 장르는 아니다. 유럽의 전통 오페라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미국스타일의 오페라 즉 대중 뮤지컬로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어찌됐건 `뮤지컬과 오페라의 만남` 뮤페라를 대전에서도 만날 수 있다. 오는 8월 19일 대전 예술가의 집에서 5시에 세계적인 소프라노가수 마리아 칼라스의 생애를 담은 `마리아칼라스`가 공연된다.

뮤페라 `마리아 칼라스`는 오페라의 전설 마리아 칼라스의 삶과 사랑을 조명한 음악극이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녀는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디바이다. 흔히 B.C라고 하면 기원전(before Christ)을 의미한다. 그런데 오페라에서 B.C는 바로 Before Callas를 의미할 정도로 오페라에서 마리아 칼라스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매혹적인 목소리와 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무대장악력을 지녔던 그녀는 노래만큼이나 삶 또한 드라마틱했다. 한때 몸무게가 100kg이나 나갔던 그녀는 작품과 사랑을 위해 1년간 무려 30kg을 감량하기도 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버릴 정도로 무모하기도 했다.

무대에선 오페라의 시작과 끝, 오페라의 여왕이라 불렸던 마리아칼라스. 그러나 현실에선 사랑하는 연인에게 버림을 받고 결국 목소리와 삶의 의지마저 버렸던 가련한 여인, 치열했던 예술가로서의 삶과 사랑을 그려낸 뮤페라 `마리아 칼라스`. 오페라가 아직은 어렵다면 뮤페라를 통해 좀더 쉽게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장은숙 연극배우·교육학박사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