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최소 5시간 숙면·규칙적인 식사 중요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기온과 습도가 모두 높은 여름 날씨는 성인들에게도 힘겨울 정도다. 특히 대입수학능력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는 이 여름이 더욱 더 힘들기만 하다.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흘러내리고 입맛은 점점 없어지며 공부에 대한 의욕도 떨어지기 쉽다. 무더위로 인한 짜증과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 겹쳐 건강을 해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때 건강관리에 소홀하면 그동안 쌓아온 공이 허물어질 수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성적을 무리하게 올리기 위해 또는 시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지나치게 수면시간을 줄이고 공부계획을 짜게 되면 건강에 무리가 오기 쉽다. 잠을 얼마나 줄이고 공부하느냐가 수험생들에게 마치 성실과 성적의 기준인 것처럼 잘못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갑자기 수면시간을 줄이면 인체 리듬이 깨져 오히려 학습 능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생활리듬에 맞춰 보통 때와 같이 잠을 자되 최소한 5-6시간 정도의 숙면을 취해야 낮에 공부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긴장 및 스트레스가 심해 밤 잠을 설치는 학생은 30분 정도 가벼운 운동으로 땀을 흘린 뒤 목욕하면 숙면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피로를 회복한다고 장시간 고온 목욕이나 사우나, 주말의 몰아치기 잠도 바람직하지 못한데 이는 심신이 지나치게 이완되면 적절한 긴장이 없어 역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또 무더운 여름은 식욕을 떨어뜨려 균형 있는 영양섭취를 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수험생은 특히 먹는 시간은 긴장을 풀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특히 여학생은 주기적으로 월경을 하므로 철분이 부족해지기 쉬워 빈혈뿐만 아니라 두뇌 활동도 떨어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12시간 이상 공복상태가 지속되면 몸은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빨리 지치고 피로가 심해지며 정신적으로도 능률이 떨어지게 되므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에는 바쁘고 식욕이 없어 아침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은데 집중력을 발휘하려면 두뇌에 영향을 공급해주는 당분 섭취가 꼭 필요하므로,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두뇌회전을 원활하게 해서 오전시간대의 공부를 잘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되 위에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먹어야 뇌가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 중에는 공연히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으로 불안증에 시달릴 수 있다. 이때는 부모나 형제들이 수험생에게 시험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노력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도록 배려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 평상시의 생체리듬을 유지하면서 적당히 긴장할 때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저녁 식사 뒤 매일 1분 정도라도 밖에 나가 심호흡을 하고 걷거나 하루 30분 정도 운동시간을 갖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와 체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1시간 단위로 휴식을 취하고, 그 시간에 잠시 바깥바람을 쐬어 산소를 공급해주는 것도 좋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다고 학습능률이 오르지는 않는다.

유병연<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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