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인한 고령화와 결혼을 미루고 혼자 살아가고 있는 젊은 층의 증가로 1인 가구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의 약 27.9%가 1인 가구로 나타났다고 한다. 2035년이 되면 1인 가구가 34%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쉽게 말하면 3가구 중 1가구가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가 되는 것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 있을 때 느끼게 되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선택하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려동물이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자 내지는 동반자로서의 동물을 일컫는 말이다. 반려동물은 한동안 애완동물(pet)로 불려왔다.

반려동물은 1인 가구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요즘에는 일반가정들도 반려동물을 많이 기르고 있다. 필자의 한 지인은 평소 집안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 자체를 극도로 싫어하여 반려동물 입양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자녀들의 간청으로 마지못해 버려진 고양이를 한 마리 입양해 기르다가 현재는 3마리로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은 가족들이 퇴근하면 함께 모여 고양이를 주제로 대화도 많이 하고, 가족 카톡방을 개설하여 하루에도 몇 차례 가족간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8.1%인 593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종류별로 보면 개(662만 마리)와 고양이(232만 마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시장규모는 2조 3000억 원에 달하고, 2020년에는 6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 관리사·장례지도사·행동교정사, 펫 아로마 상담사 등 20여 가지가 넘는 반려동물 자격증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또 펫페어, 펫산업박람회 등 반려동물 용품 판매전이 매 번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그곳에 가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많은 인파를 쉽게 볼 수 있다. 일반 유통매장에서는 사람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가격표를 보면서 살까말까 망설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 용품 매장에서는 이러한 광경을 찾아보기 어렵다. 전시관 문을 열자마자 각 용품 매장에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다가 차례가 오면 망설임 없이 반려동물 용품을 쇼핑 카트에 쓸어 담는다. 이처럼 반려동물 시장은 구매력이 매우 큰 시장이기도 하다.

세계미래학회는 반려동물산업을 `미래 10대 유망산업`의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반려동물산업은 미래의 블루오션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도 반려동물산업을 통해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산업의 눈부신 발전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현재 침체돼 있는 취업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정부와 일부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반려동물 클러스터 조성 등 반려동물산업 육성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매우 시의 적절한 정책방향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반려동물산업이 건실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문화가 더 한층 성숙돼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반려동물 하면 떠오르는 것이 이웃간의 분쟁과 유기동물 문제이다. 반려동물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이웃간의 분쟁은 서로 상대방을 이해해주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쉽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버려지는 반려동물의 수가 매년 증가되고 있다. 이러한 반려동물과 관련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입양전 교육, 동물등록제의 정착, 유기동물 입양 및 중성화수술 지원 확대 등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국가, 지자체와 반려동물 관련단체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건전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반려동물 가구의 증가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숙명이라면 인간과 반려동물의 행복한 동거를 위한 제도적·사회적 기반구축을 위해 우리 사회의 본격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김응본 공주대 겸임교수·전 농진청 국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