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단순노무`에 종사하는 청년인구가 25만 명을 넘어섰다. 단순노무는 건설현장 막노동, 주유소 기름 넣기, 음식배달 등 보조업무 성격의 일을 뜻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휴학·재학생을 제외하고 사회활동에 뛰어든 청년층(15-29세) 가운데 지난 5월 기준 단순노무 종사자는 25만 3000명이다. 1년 전에 비해 2만 7000명이나 늘었고 통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가장 많다. 전체 청년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중도 7.7%로 가장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에도 청년층 단순노무직이 23만 7000명을 기록했지만 비중은 7.0%에 그쳤다. 금융위기 때보다도 청년들의 일자리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얘기다.

청년층의 단순노무직 증가는 근본적으로 높은 실업률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청년실업률은 2014년 9.0%에서 지난해엔 9.8%를 기록했다. 올 들어선 5월 기준 10.5%로 치솟았고 체감실업률은 무려 23.2%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양질의 일자리는커녕 취업 자체가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기다. 취직은 안 되고 생활비는 벌어야 하는 구직자들로선 단순노무직이라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오래전 시작됐고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014년 6.2%였던 청년층 단순노무직 비중이 지난해 6.9%, 올해 7.7%로 급증했다.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내년이라고 해서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할 수가 없다.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유난히 높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단순노무직으로 전전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청년고용을 위해 온갖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청년층의 단순노무직 증가는 결코 반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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