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0명 중 4명 넘게 공무원이 되겠다는 장래 희망은 공공부문 취업 선호 현상이 고착화되는 단면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다. 충남도립대가 신입생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분석 결과, `장래희망의 직업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42.6%가 공무원이라고 답했다. 2015년 38.2%의 응답률을 보인 이래 수년째 압도적 1위다. 도립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하더라도 지나치게 안정성을 추구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 같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사회의 공무원 선호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대학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4년제 대학생의 23.6%가 공무원과 교사를 취업 1순위로 선택했다. 통계청의 2017년 사회조사에서도 중학생(25.3%)과 고교생(27.2%) 둘 다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국가기관을 꼽았다. 이러다가 우리 미래 사회의 역동성과 다양성, 젊은 인재들의 도전 정신과 진취성이 아예 사라져버리고 마는 건 아닌 지 걱정이다.

그렇다고 대학생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공공부문 취업에 매달리는 현실은 안정적인 직장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대기업의 문은 좁고, 중소기업은 일이 고되다 보니 기피 현상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정부가 2022년까지 공무원 17만명 증원을 추진하면서 학원가와 대학 도서관은 `공시족`들로 넘쳐 난다. 하지만 웬만한 공시의 경우 경쟁률이 100대 1을 넘다 보니 `공시 낭인` 부작용 또한 심각하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이외의 해법이 있을 수 없다. 정년이 보장되고 임금 수준이 열악하지 않은 민간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젊은이들이 안정성 대신 도전하는 환경이 조성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줄여나가고, `재취업 사다리`로 일자리를 잃은 뒤에도 재기하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이 아쉽다. 젊은이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되기는커녕 공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돼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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