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가 창군 이래 처음으로 독립수사단의 조사를 받게 됐다. 촛불집회 당시 기무사가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독립수사단 구성과 신속·공정한 수사를 전격적으로 지시했기 때문이다. 독립수사단은 군 연관사건을 국방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이고 독자적으로 조사를 하기 위함이다. 이는 이번 사건에 국방부 관계자들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고 기존 국방부 검찰단 수사로는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수사단은 비육군, 비기무사 출신의 해공군 검사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기무사는 세월호 유족을 사찰한 정황이 최근 잇따라 드러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마당에 촛불시위 때 위수령과 계엄령 발동 검토 문건까지 공개되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군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는 범죄이자 국기문란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관련 문건을 지난 3월 보고받고 검토를 했지만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월권행위이며 상황인식에 문제가 있지만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해 수사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국방부의 미온적 대응이 문 대통령의 특별수사단 구성 지시를 부른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국방부와는 달리 청와대는 이번 사안을 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문건이 처음 공개된 뒤 시간이 흐른 것은 심각성과 폭발력 등을 감안해 신중하고 면밀하게 들여다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고 받은 문 대통령도 인도 순방을 마친 뒤엔 너무 지체된다는 판단에서 현지에서 바로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제 공은 독립수사단으로 넘어가게 됐다. 신속히 수사단을 구성하고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과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 등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 물론 수사과정에서 제 식구 감싸기나 공정성 논란이 나와선 안 된다. 항상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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