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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괴물의 역습

2018-07-04기사 편집 2018-07-04 11: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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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의 프랑켄슈타인

첨부사진1바그다드의 프랑켄슈타인
아흐메드 사다위 지음/ 조영학 옮김/ 더봄/ 304쪽/ 1만 5000원



미군 점령하의 바그다드. 파편이 널브러진 거리에서 폐품업자 하디는 인간의 신체 부위를 수집해 꿰매는 식으로 시체를 하나 만들어낸다. 그의 목표는 단순하다. 정부가 누더기 시체를 사람으로 인정해 버젓한 장례식을 치러주게 하자는 것.

그러나 사건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뒤바뀐다. 어느 날 저녁 집에 돌아오니 체액을 질질 흘리던 피조물이 메모 한 장 안 남기고 사라진 것. 그 후 기이한 살인사건들이 잇따라 도시를 휩쓴다.

범임의 인상착의가 끔찍하다거나 총을 맞아도 죽지 않는다는 식의 기사도 쏟아져 나온다.

하디는 자신이 괴물을 창조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괴물은 계속 인간의 살점을 원한다. 처음에는 복수를 위해서, 다음에는 생존을 위해서….

인간의 잔해를 기워 만든 괴물, '프랑켄슈타인'.

영국 작가 메리 셸리가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쓴 이래로 200년 동안 그녀의 괴물은 수많은 변이로 나타났다.

'아랍의 카프카'라 불리는 저자의 블랙유머가 돋보이는 강렬하면서도 초현실적인 소설로 이 책은 전쟁이 일상이 돼버린 처참함 속에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쏟아낸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처럼 이 책의 괴물도 사람들이 자신을 오해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죽은 자들을 대신한 복수를 하는 것일 뿐, 나쁜 존재가 아님을 설명하고자 한다. 괴물은 사악한 지성을 빛내고 자신의 파괴적 에너지를 합리화한다. 저자의 목소리와 상상력은 참신하다. 한 국가의 트라우마를 풀어내는 능력도 아주 독특하다. 그것이 비현실적이고 끔찍하면서도 일상적인 이야기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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