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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대전시내 가로수 유감

2018-07-02기사 편집 2018-07-02 15: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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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계절이 한창인 요즈음 산과 들은 물론 도심지의 정원수들과 가로수들은 더 할 나위 없이 푸른 빛깔의 자태들을 드러내놓고 있어 우리들에게 싱그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대전시내 도심지나 변두리나 할 것 없이 무성한 잎사귀들을 자랑하고 있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어떤 나무들은 가지도 없이 몇몇 잎사귀들만 몸통에 바싹 붙어 있는 것들도 있다. 이러한 나무들의 모습들은 시내보다 오히려 도심지 도로 가로수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가지가 많아야 잎사귀들이 무성한데 가지가 모두 잘리고 몸통만 남아 있는 초라하고 부자연스런 모습을 바라 볼 때 안타까운 생각과 함께 원망스러운 생각마저 든다. 왜냐하면 이러한 결과가 오리라고 지난겨울 가로수 가지치기할 때부터 이미 예견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초겨울 시내 가로수 가지치기할 때 전지(剪枝) 기사들에게 "왜, 나무의 팔 다리를 모두 다 자르십니까? 매우 보기가 흉합니다"라고 여러 번 항의한 적이 있다. 특히, 아내는 가지치기한 가로수들만 보면 분통을 터트리곤 했다. 이웃 사람들도 나와 같이 생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한 결 같이 팔다리가 다 잘리고 몸통만 서 있는 가로수들이 마치 통나무 기둥만 세워 놓은 모습과 똑 같아서 겨울의 삭막함을 주는 것도 모자라 흉측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지난겨울 눈여겨보았던 대전 시민들은 기억이 날 것이다. 아니면 지금이라도 도심지 가로수에서 그 모습을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가로수 전지 작업이 공원과 아파트 정원수의 전지에까지 영향을 미친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실록의 계절 공원의 푸른 정원수는 공원의 생명과도 같다. 역설적으로 푸른 나무가 없는 공원은 공원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무성한 정원수 가지들을 자르는데 급급하여 앙상하게 만든곳은 우리 아파트 정원이외에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공원도 있다. 예를 들어, 유림공원에 있는 수백만 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 키 높은 소나무를 팔다리를 잘라 볼품없는 나무로 엉성하게 전락시킨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연스럽고 무성하게 잘 자라도록 관리하는 선진 유럽의 가로수 및 정원수 상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가로수와 정원수 잎들은 공기정화는 물론 여름철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의 시각을 통한 편안함과 활력을 가져다주어 시민들의 정신 건강을 증진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보다 차도가 발달한 선진 유럽에서는 가로수들을 잘 관리한다. 전지를 잘 하는 관리가 아니라 자연그대로 잘 자라도록 관리하고 보호하고 있다. 지난 5월에 대전시내 가로수와 유렵의 가로수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루마니아, 불가리아, 그리스,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등 10개국의 헤아릴 수 없는 가로수들을 유심히 관찰하여 보았다. 시골의 정원수마다 얼마나 자연스럽고 가지와 잎들이 무성한지 마치 수목원에 온 느낌마저 들 정도였고 도심지 가로수 역시 자연스럽게 자라 도심의 건물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지가 잘려 흉측하고 부자연스런 나무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느 한 나라, 어느 한 도시의 가로수도 대전시내의 가로수처럼 가지치기한 나무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위에서 언급한 가로수에 대한 우리네 상식은 유럽에서는 통할 수 있지만 대전에서는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왜 대전의 전지 기사들은 자르는 데만 급급하고 예술부분이나 정신건강 또는 도시 미학을 고려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혹 시야를 가린다고 해서, 나무가 웃자라서, 소독하기가 어려워서 등의 문제라면 그것은 관리하기에 불편하거나 게을러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선진 유럽이나 미국의 가로수들을 직접 가 볼 수 없다면 사진이라도 관찰해보기를 제안해 본다. 여전히 대전시내의 가로수에 대한 유감스러운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김도수 전 백석대학교 문화예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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