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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반려동물 건강이 곧 시민 건강이다!

2018-07-02기사 편집 2018-07-02 1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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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재면 원장
선선한 밤공기로 밤마실에 딱 좋은 요즘이다. 집 근처나 시청 인근 공원에도 선선한 밤공기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다.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한 시민들의 모습은 늘 보아왔지만 근래 특히 더 눈에 띄는 것은 반려동물과 함께한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는 것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 우리집 바둑이와 한 식구처럼 뒹굴며 자란 필자는 이런 모습을 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다. 하지만 시민 건강을 책임지는 일을 하고부터, 알면 알수록 은근한 걱정이 함께 찾아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어릴 적 별다른 감염병 없이 넘긴 것이 큰 행운이었다는 뒤늦은 깨달음과 함께…

필자의 은근한 걱정은 아주 작은, 한때 무시무시한 '살인진드기'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작은소참진드기 때문이다. 이 진드기에 물렸을 때 발병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산책 중 반려동물에 붙어 집 안으로 들어와 감염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질병이다. 특히 반려동물은 진드기에 물려도 별다른 표시나 증상이 없을 때가 많아 더욱 조심해야 한다. 털이 수북한 강아지들이라면 눈에 띄는 것도 쉽지 않아서 반드시 외출 후에는 털을 털거나 빗질 후 집에 들어가는 것이 좋고, 털 사이를 헤집어 진드기가 없는지 꼭 살펴보아야 한다.

2015년 대한민국을 꽁꽁 얼린 '메르스', 아프리카를 더욱 불행하게 만든 '에볼라', 여전히 핵무기만큼 무서운 'AIDS'… 최근 인류에게 다가오는 가장 큰 공포는 역시 '바이러스'가 아닌가 싶다. 또 명확하진 않지만 이들의 숙주가 대부분 동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가 반려동물의 건강을 반드시 살펴야 하는 이유도 사람과 동물에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인수(人獸)공통감염병의 위험 때문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동물에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현재 약 200여 종이 사람에게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사람과 동물, 환경 등이 하나의 건강체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렇듯이 반려동물로 인한 인수공통감염병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시도 약 14만여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건강을 위한 광범위한 조사가 시급하지만, 현재까지 이에 대한 국가차원의 조사나 학계의 연구는 너무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우리 연구원에서는 지난 4월부터 대전수의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반려동물에 대한 질병조사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동물병원과 반려동물에 대한 항생제내성균 검사도 함께 진행한다.

우선 인수공통감염병의 대표적인 5종(광견병, 아나플라즈마, 엘리키아, 라임병, 기생충)에 대한 반려동물의 감염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그 중 아나플라즈마, 엘리키아, 라임병은 진드기가 매개하는 질병으로 검사결과를 동물병원과 반려견 주인에게 보내서 질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어 반응이 좋다.

비록 200여 종에 달하는 인수공통전염병 중 5종류에 대한 검사에 불과하지만, 전면적인 검사가 힘겨운 상황에서 출발에 그 의미를 두고 싶다. 또 이를 마중물로 점차 범위와 대상을 넓혀간다면 반려동물로 인한 시민건강의 위험요인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아울러 대전의 이러한 작은 시작이 국가 전염병 관리의 기초가 돼 모두가 더 안전하고 행복한 반려동물과 삶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흔히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치고 악한 사람이 없다고들 한다. 우리 시민들이 반려동물과 더 많은 사랑을 나눈다면 더 건강하고 행복한 대전이 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건강한 반려동물'이 곧 '건강한 시민'이다. 물론 그 시작은 감염병 차단일 것이다.

이재면 대전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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