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와중에 한 고등학생이 비트코인 사기극을 벌여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개발 중인 비트코인 플래티넘이라는 가상통화를 매개로 투자자를 기망한 사기극이었지만, 고등학생이 그러한 블록체인 최신 기술을 이해하고 있고 규제의 사각지대를 이용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놀랄만한 일이었다.

비록 위의 사례가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열풍 속에서 파생되기는 하였지만 최신 IT기술을 접목한 금융상품에 대한 청소년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금융거래의 장(場)이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고, 청소년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은 그들에게 온라인 금융환경으로의 손쉬운 접근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 간의 P2P 대출이나 은행 및 증권 거래가 모두 스마트폰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된지는 오래되었다. 따라서 원하던 원하지 않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이 이러한 금융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 가치관이나 경제관념이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의 경우 이러한 금융거래의 어두운 면에 먼저 관심이 갈 수 있다. 금융거래를 정상적인 경제활동의 일환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사행성 짙은 일확천금의 대상으로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위의 비트코인 사기극도 바로 그런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금융환경은 점점 고도화되고 있고 이에 대한 청소년의 관심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청소년에 대한 금융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의 성장 시기에 맞추어 금융거래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경제관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교육당국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금융교육을 제공하는 한편 금융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많은 학교들이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1사 1교 금융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금융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 저변이 더 확대되어야 하며 여전히 부족한 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청소년을 위한 금융교육 저변의 확대는 더는 머뭇거릴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이제는 학교뿐만 아니라 교육환경의 큰 축인 부모님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이다. 지금처럼 금융감독원과 학교, 교육당국만으로는 양질의 금융교육 환경을 구축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금융교육의 수혜자이자 수요자인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보다 질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요구해야 하고 이를 통해 금융교육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부모들은 현재 진행 중인 금융교육과 그 프로그램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평소 학교에서 어떤 유용한 금융교육을 받고 있는지 자녀와 소통해보자. 특기활동 정도로 금융교육을 바라보지 말고, 꼭 알아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인식해 주셨으면 한다. 이러한 관심을 통해 자녀들과도 금융을 주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풀어나가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청소년들은 이미 시장경제에서 금융이 가지는 거대한 힘을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다. 아이들과 금융으로 소통해 보자. 이러한 노력이 청소년들이 금융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윤규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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