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 전현직 정부 인사들 속속 빈소 찾아

24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총리 빈소로 들어서는 조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이용민 기자
24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총리 빈소로 들어서는 조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이용민 기자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마지막길을 지켜보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다.

김 전 총리측 관계자에 따르면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24일 1000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간간히 눈시울을 붉힌 이들도 있었지만 많은 인파 속에서도 빈소의 분위기는 전날에 비해 차분했다.

전날(23일) 향년 92세로 타계한 그는 대한민국 운명이 엇갈리는 중요한 순간마다 항상 최고 권력 가까이 머무르며 한국 정치사를 관통해온 인물이다. 군사정권에서부터 3당 합당, 자민련 창당,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정치활동을 하며 각계와 인연을 맺어온 그의 마지막에 여야의 구분은 무의미해 보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서부터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우리나라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전날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중간 조정자로서 고인의 생을 상징하듯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화가 좌우로 나란히 배치됐다.

이날 오전 `DJP 연합` 당시 정치적 동지였던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빈소를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부부도 이날 오전 다녀갔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한광옥 전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최각규 전 경제부총리 등 전·현 정부 인사들도 모습을 보였다.

정치적 기반이었던 충청권 인사들의 조문도 잇따랐다.

김 전 총리측 관계자는 "어제부터 오후까지 2500명 가까이 다녀간 걸로 안다. 각계각층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지만 충청권에서 특히 많은 분들이 발걸음해주셨다. 어제(23일)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도 다녀갔다"고 전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이회창 전 총리, 이완구 전 총리, 정운찬 전 총리(KBO 총재)도 이날 조문했다. 김 전 총리와 인연이 깊은 자유한국당 정진석·정우택 의원은 전날부터 장례식장을 지켰다. 입관식에 즈음해 이시종 충북지사의 모습도 눈에 띄였다.

한편 김 전 총리의 묘비에는 2015년 부인 고 박영옥 여사가 별세한 직후 고인이 직접 써둔 글귀가 적힐 예정이다. 그는 "나이 90에 이르러 되돌아보니 제대로 이룬 것 없음에 절로 한숨 짓는다"며 내각제 실패 등 정치인으로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숱한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던 사람, 한평생 반려자인 고마운 아내와 이곳에 누웠노라"는 글귀로 비문을 맺으며 JP에서 김종필이라는 한 개인으로 돌아갔다.

한편 김 전 총리측은 장례 5일차인 오는 27일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하고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노제를 지낼 예정이다. 이후 김 전 총리가 충남 부여 가족 묘역에 안장되면서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과 더불어 한국 현대사를 이끈 `3김 시대`의 마지막 페이지가 쓰이게 된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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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김종필 전 총리 빈소 모습. 좌우로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화가 눈에 띈다. 사진=이용민 기자
24일 김종필 전 총리 빈소 모습. 좌우로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화가 눈에 띈다. 사진=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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