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탐사기]남극동지이야기

2018-06-20기사 편집 2018-06-20 11: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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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은 남극에서 연중 해가 가장 짧은 동지이다. 세종기지에서는 2017년 동짓날 10시 22분에 해가 떠서 15시 29분에 졌다. 해가 떠있는 시간은 5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9시에 보통 일과가 시작되는데 동짓날은 꼭두새벽에 일하러 가는 것처럼 어두웠다. 세종기지는 남극의 가장 북쪽인 위도 62도에 위치하기 때문에 그나마 해가 5시간이라도 떠있고 낮에는 환하지만, 장보고기지를 비롯한 남극 대륙에 있는 다른 기지들은 일체 해가 뜨지 않는 극야기간이다. 해가 짧기 때문에 일조량이 적어서 온도도 많이 내려가고, 바람도 강해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있어서 많은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남극의 동지기간은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고 우울해지는 시기이다. 월동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는 이 시기를 지혜롭게 잘 넘겨야 한다. 그래서 남극에 상주하는 기지들은 동지를 기념해 파티를 하거나 동지 축전 카드를 만들어 기지들끼리 주고받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넘기려 노력한다. 우리도 타기지에 보낼 재밌고 의미 있는 동지축전 카드를 만들기 위해 동지축전 카드 공모전 이벤트를 개최했다. 대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많은 대원들이 응모해 주었고 연구반장이 제안한 카드가 최우수작으로 선정돼 타기지에 보내준 바 있다. 타기지로부터도 특이하고 재밌게 만들어진 40여 통의 카드가 도착했다. 외부로부터 도착한 카드는 모두 인쇄해 식당에 게시, 대원들이 감상 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에서도 많은 응원의 메시지가 도착하였는데, 극지연구소 뿐 아니라 전남 무안군 남악초등학교에서 기지대원들에게 위문편지와 동영상을 보내주어 재밌게 감상했다. 보답으로 우리도 응원영상을 만들어 보내주었다. 남악초등학교 학생들의 응원 메시지를 보고 대원들 모두 남극에서 기지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기며 뭉클하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칠레남극연구소에서는 칠레학생들을 위해 세종기지의 응원영상을 요청해왔다. 의료대원의 탁월한 영상 제작 실력을 바탕으로 대원들 모두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칠레 학생들을 위한 응원영상을 제작해 보내준 바 있다. 그리고 국내 언론에 동지를 맞이해 세종기지의 인프라, 연구 활동 및 동지풍경이 소개되기도 했다.

동지를 기념해 6월 초에는 칠레 공군기지 주최로 남극올림픽이 개최됐다. 탁구, 배구, 타카타카(손으로 하는 축구), 얼음 조각 등 다양한 경기가 펼쳐졌다. 세종기지도 한국을 대표해 참가하였지만, 5월 바다의 달 챔피온십 경기때와 비슷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 했다. 다시 한번 남미의 두꺼운 벽을 실감했다. 동짓날에는 대원들 모두 식당에 모여 함께 김밥, 전, 계란말이, 호떡 등을 만들어 만찬을 즐겼고, 윷놀이나 퀴즈 맞추기 등을 하며 가장 해가 짧은 날 을 기념했다. 날씨도 동지에 맞게 월동 기간 중 가장 추운 영하 20도를 기록했으며 초속 20미터의 강한바람을 동반한 블리자드가 불어 남극의 동지 날씨를 몸소 체험 할 수 있었다. 음식 만들기와 여러 가지 이벤트를 하며 바쁘게 보내는 사이 남극에서 밤이 가장 긴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남극에서의 동지는 아주 특별한 날이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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