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전력·빠른 반응… 차세대 디스플레이 각광

고효율의 유연 수직형 청색 마이크로 LED 어레이 (30x30 어레이)의 구동하는 모습.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고효율의 유연 수직형 청색 마이크로 LED 어레이 (30x30 어레이)의 구동하는 모습.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저전력과 빠른 응답속도, 뛰어난 유연성을 갖는 마이크로 LED의 제작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마이크로 LED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이건재 교수(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과 한국나노기술원(KANC) 협력팀이 고효율의 유연 박막 수직형 청색 마이크로 LED 저비용 양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올해 1월 열린 세계 가전박람회(CES)에서 해당 기술이 적용된 TV가 공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기존 LED 칩 크기를 마이크로 단위로 축소 시킨 마이크로 LED는 AMOLE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물을 기반으로 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달리 무기물 기반의 디스플레이 구조여서 내구성이 뛰어나고, 컬러필터를 적용하지 않고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 색재현력 역시 기존 디스플레이를 넘어선다. 업계에선 마이크로 LED의 시장 규모가 올해 약 2억 5000만 달러에서 2025년 약 199억 2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제작비는 마이크로 LED 상용화를 가로막는 장벽이다. 통상 4K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2500만개의 LED 칩을 기판에 옮겨야 하는데 개당 1개씩만 해도 2500만원에 달한다. 현재 산업계에서는 두꺼운 미니 LED 칩을 소형화해 개별 전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수천만 화소의 디스플레이를 대량 생산하기 어렵고, 높은 제조 가격 때문에 초기 시장에서는 수 억 원대의 프리미엄 고가제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가 모바일 및 TV 등의 분야에서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칩 개별전사가 아닌 수 십 만개의 LED를 한 번에 전사하는 박막형 마이크로 LED 전사 기술이 필수적이며, 모든 색 구현에 중요한 고효율 청색 박막 마이크로 LED 기술이 핵심이다.

이 교수팀은 올해 초, 두께 2 μm 이하의 박막형 적색 마이크로 LED를 개발한 데 이어서, 이번에는 수천 여개의 박막형 청색 마이크로 LED를 한 번에 플라스틱 위에 구현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청색 마이크로 LED는 수직형 박막 구조를 가지며, 매우 유연하다. 기존 수평형 박막 마이크로 LED보다 광효율이 3배 이상 뛰어나고, 발열이 적어 10만 시간(10년 이상) 구동될 수 있다. 또 유연한 수직형 마이크로 LED는 스마트워치, 모바일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조명 등에 바로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아직까지 풀지 못한 뇌 과학 및 광치료, 바이오센서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다.

이건재 교수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박막 전사기술, 고효율 소자 구조, 접속 및 패키징 기술이 필요하며, 올해 말까지 새 전사방법을 활용해 스마트 워치급 풀칼라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예정"이라고 후속 연구계획을 밝혔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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