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제4차 재정계산이 진행되는 해이다. 재정계산은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해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를 위한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시된다. 사람들이 질병을 사전에 진단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국민연금기금도 5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다. 재정계산을 통해 국민연금의 재정 상태를 미리 진단하고, 제도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은 장기적 관점에서 국민연금 재정 건전성 평가와 발전적 방향 제시를 위해 실시하는 과정이다. 국민연금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와 경제상황에 대한 장기 전망을 기초로 국민연금의 수입과 지출을 산출, 제도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점검한다. 특히, 재정추계는 앞으로 70년 간 재정의 장기적인 추이를 전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기금의 재정·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하는데 그 의미가 크다.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연금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원활하게 확보하고 연금가입자를 위한 연금급여지급을 위해 설치됐다. 적립된 기금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정한 정책 및 운용계획에 따라 국민연금 재정의 장기적인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관리·운용되고 있다.

규모면에서는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로, 1988년부터 적립된 기금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626조 원에 이른다. 기금은 금융부문, 복지부문 및 기타부문으로 나눠 운용되며, 금융부문은 국내주식, 해외주식, 국내채권, 해외채권, 대체투자 및 기타 금융상품으로 나눠 운용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재정의 장기적인 안정을 유지하고 기금의 운용 및 관리 사업이 목적에 따라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다음의 5가지 원칙에 따라 운용되고 있다. 첫 번째 원칙은 수익성이다.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 특히 미래세대 부담을 완화하고 기금의 실질가치를 유지하도록 기금의 장기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높은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두 번째 원칙은 안정성으로, 투자하는 자산의 전체 수익률 변동성과 손실위험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 있도록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세 번째는 공공성이다. 국민연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이고, 적립규모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므로 국가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하여 운용하고 있다. 다음은 유동성으로, 연금급여의 지급이 원활하도록 유동성을 고려해 운용해야 하며, 특히 투자한 자산의 처분 시 금융시장 충격이 최소화되는 방안을 사전에 강구해야 한다. 마지막 원칙은 운용독립성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상기 원칙에 따라 운용해야 하며, 다른 목적을 위하여 이러한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운용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재정상태는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건전한 편이다. 앞으로 몇 십년간 급여를 지출할 수 있을 만큼의 적립기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그동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국민연금은 국가가 만든 사회보험제도이며 기금이 소진되더라도 제도 운영상의 변화가 발생할 뿐 국가에서 책임지고 지급하므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경제금융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장기적인 연금재정 안정에 기여하도록 운용 성과 제고에 노력할 것이다. 국민연금을 튼튼하게 만들어 국민 모두가 든든하고 행복한 인생 100세 시대 노후를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종진 국민연금공단 대전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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