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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투표가 힘이다

2018-06-04기사 편집 2018-06-04 18: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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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70%대 이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방선거를 앞둔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앞서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선거에 관심을 잃고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워낙 격차가 많이 나 투표할 맛이 안난다는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다. 나의 투표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서다.

주원장이 몽골제국을 밀어내고 세운 명나라를 좀먹어 들어간 동창의 이야기는 친위조직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는 교훈이 될 수 있다.

명 영락제는 쿠데타를 일으킨 후 장기간의 내전을 거쳐 황제에 즉위했다. 지지 기반이 탄탄치 않았던 까닭에 신임할 수 있는 환관들로 정보기관인 동창을 만들었다. 중정이나 안기부같은 역할을 했다. 각종 음모, 반란의 조짐을 수집하는가 하면 날씨에 관한 정보부터 시장 물가까지 보고했다. 그러나 주요 목적은 관료와 황족, 장군들을 감시하면서 꼬투리를 잡아 숙청하는 것이었다. 동창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황권을 보호했지만 폐단도 만만찮았다. 황제 비선으로 행세하며 온갖 전횡을 일삼아 국가 기강이 문란해졌다. 죄가 있든 없든 동창에 끌려가는 사람은 살아나오더라도 제대로 운신하기 힘든 상태가 됐다.

동창의 비대해진 권력은 결국 명나라를 멸망의 길로 이끌었다. 동창의 수장 위충연은 15대 황제 천계제를 대신해 정무를 장악한다. 나라가 온통 비리로 썩어들어갔다. 천계제를 이은 숭정제 때 농민 반란이 거세지고 누르하치가 청제국을 일으키면서 명나라는 멸망하고 만다.

선거철이 되면 조직이 힘을 발휘한다. 학교 동창회나 출신 지역 향우회, 협회 등이다. 열 명의 초등학교 동창이 다섯 명, 열 명에게 한 표를 부탁하면 50표, 100표가 된다. 정치인들에게 이들은 자신을 지키는 친위대다. 시정이든 구정이든 이들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친위대의 힘을 약화시키는 방법은 투표율을 높이는 것 뿐이다. 투표율이 30%일 때 친위대 100명이 2% 영향력을 갖는다면 투표율이 60%일 때는 영향력이 1%로 줄어든다. 정치인은 당선을 첫번째 목표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모든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한다면 정치인은 모든 시민들을 위해 일할 것이다. 투표는 행위 자체가 정치인이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지를 결정하는 결과물이다.

이용민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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