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특성 담아낸 '대전십무' 춤으로 탄생

정은혜 교수
정은혜 교수
대전의 풍광, 자연, 인물, 문화재 등 지역을 상징하는 10개의 요소들이 `대전십무`라는 이름의 춤으로 탄생했다.

대전의 뿌리를 표현한 `본향`, 계족산의 노을에 사랑의 감정을 담은 `계족산 판타지`, 한밭벌 규수들의 봄나들이를 묘사한 `한밭규수춤`, 대전 선비들의 풍자와 해학이 있는 `대전 양반춤`, 갑천의 전설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과 서정을 담은 `갑천, 그리움`, 사육신 박팽년의 지조와 절개 그리고 순천 박씨 대를 잇게 한 여인들의 한과 인고의 세월이 녹아있는 `취금헌무`, 유성 온천설화에서 잉태된 고고하면서도 정겨운 `유성학춤`, 과학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북놀음과 현대춤으로 융합시킨 `한밭북춤`, 김호연재의 정한과 고뇌를 춤사위로 표현한 `호연재를 그리다`, 유성구 추목동에 잇는 수운교에서 전해오는 바라춤의 원형을 바탕으로 창작된 `대바라춤`이 그것이다.

10대들에게 인기 많은 한밭규수춤에서부터 50대들을 사로잡은 계족산 판타지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이 춤은 이번 20회 공연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춤이자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14년 정은혜 충남대 무용과 교수가 대전시립무용단장 시절 완성한 이 춤은 그가 19년의 세월동안 하나하나 완성한 걸작이다. 특히 대바라춤의 경우 완성하는 데 7년 이 걸렸을 정도로 10개의 작품 하나하나에 한국무용의 뿌리를 지치면서도 지역의 특성과 대중성을 담으려는 정 교수의 노력과 고민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춤은 4년 전 첫 선을 보인 이후 무대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이 춤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브랜드로 선정되면서 동춘당 야외공연 2회, 대전평생학습관 18회 공연되며 다시 지역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지역브랜드 사업에 공모한 연극, 음악,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모두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억 원의 공연 지원금을 수령하게 된 것이다.

정 교수는 "기존 2시간 30분 분량의 공연을 1시간 10분으로 줄이느라 더욱 입체적이고 화려한 무대를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며 "하지만 작은 공연장이더라도 이렇게 대전십무를 다시 선보일 수 있게돼 매우 기쁘고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대전십무의 지역브랜드 선정을 발판으로 대전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으로 발전시키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정 교수는 "미국의 유명 무용가인 마사 그레이엄이 본인의 고향을 모티브로 만든 공연 `에팔리치아의 봄`이 미국을 대표하는 공연이 된 것처럼, 대전십무가 대전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춤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며 "앞으로 대전 십무를 더욱 확장·발전시켜 더욱 완성된 대전십무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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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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