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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도시재생은 참여민주주의 학습의 장

2018-05-29기사 편집 2018-05-29 17: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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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던 시대에는 통상 개발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 농어촌인구가 도시로 집중하는 현상까지 겹치면서 전국적으로 거의 모든 도시에서 학교, 주택, 공장, 도로, 공원과 같은 기반시설의 공급부족 문제에 시달렸고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도시정책방향은 단기간에 필요한 시설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맞추어졌다. 각종 도시개발계획은 전문가와 공무원, 공기업, 민간업체 등이 중심이 돼 수립됐다. 개발대상지내의 기존시설들은 하나의 지장물로 인식하여 보상 후 철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며 주민참여도 저조하였고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

이제 세상이 바뀌고 있다. 저성장과 고령화가 진행 중이며 많은 지방도시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구도심 쇠퇴를 경험한 선진국처럼 우리도 도시개발 방향이 교외의 신개발에서 기성시가지를 정비하거나 재생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또한 토지수용을 통해 강제철거하고 원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방식에서 기존주민과 상인들이 사업완료 이후에도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중앙정부에서도 법·제도의 정비를 통해 정책적 배려를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기성시가지에는 상가와 주택, 공장의 임차인과 임대인뿐만 아니라 지역에 따라 노점상도 있으며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상인단체와 지역단체들이 있다. 이러한 이해당사자들은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힘이 될 수도 있지만 갈등이 유발되어 사업을 지연시키거나 중지하게 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시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사업에 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계획수립 및 집행과정에서 고려해야할 요소들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는 근대화과정에서 시민혁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쟁취한 경험이 있는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민주화경험이 일천하다. 시민주도의 민주화를 추진할 중요한 시기에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군사정권 등을 거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시민으로 역량을 키울 기회가 늦추어졌기 때문이다. 현재처럼 사회가 복잡하게 되고 개인, 집단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도시생활에서 삶의 질이나 공동체보다 돈에 지나치게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고 상대방 또는 다른 집단에 대한 존중과 배려보다 배타적이거나 경쟁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성향이 심해졌다.

재개발, 재건축과 같은 도시주거환경정비사업에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자체, 조합원, 세입자, 시공사, 집행부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고 2009년 용산참사와 같은 극단적인 결과로 표출되기도 한다. 또한 도시계획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혐오시설 설치에 대한 반대운동, 아파트 가격담합현상이 벌어지기도 하고, 정부지원금의 활용방식을 두고 지역 내 이해당사자간 갈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문재인정부에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국정과제로 발표한 바 있다. 2017년 공모방식으로 68곳을 선정하였고 2018년에도 100곳을 선정키로 하는 등 전국적으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빈집, 빈 점포, 골목상권, 전통시장, 방치된 공공청사 등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 개인이 아니라 커뮤니티 구성원의 차원에서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도시재생은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장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공동체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공통의 지향점을 찾는 과정에서 양보와 협력을 통해 공감대를 강화하고 합의를 도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갈등이 유발될 수도 있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필요한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생략할 수 없는 필요한 과정이다.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공감과 이해, 열정이 협력적 프로세스를 작동가능하게 할 것이며 현재의 여건을 민주적인 방식으로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이왕건 국토연구원 도시재생실증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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