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책의 해`이다. 책을 읽자고 당국이 나선 것을 보면 독서인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험서나 잡지 등을 제외한 단행본을 한 권이라도 읽은 성인 비율은 60%에 불과했다. 어른 10명 가운데 4명은 1년 동안 한 번도 책을 펼쳐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을 가까이 하지 않으니 서점에 가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 또한 당연하다. 물론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해도, 전통적 서점이 갖고 있는 공간의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고 필요하다.

특히 동네서점이라 불리는 작은 서점들은 좁은 골목에서 눈에 잘 띠지 않는 간판을 달고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참고서 중심의 학교 앞 서점과는 달리 동네서점은 독립서점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대전에는 10여개 남짓의 독립서점이 있다. 대흥동 원도심 골목에서 `도시여행자`라는 서점 겸 카페를 운영하는 김준태 씨는 축구와 여행을 좋아하는 청년이다. 여행과 관련한 책도 많이 있지만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작은 출판사나 1인 출판사에서 펴낸 책을 만날 수 있다. 유성에 가면 출판사에서 일을 하다가 `우분투북스`라는 작은 서점을 낸 이용주 씨가 있다. 이곳에서는 도시와 농촌을 잇는 건강한 먹을거리와 생태를 생각하는 책들이 골목 안 사람들을 반긴다.

그 밖에도 제 나름의 특색을 가지고 운영하는 서점들이 여러 곳 있는데, 이들 서점에서는 책만 파는 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소모임 활동을 함께 펼치고 있다. 기본적인 독서모임을 비롯해 흥미있는 문화적 커뮤니티를 만들어 독자들의 발길을 이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서점들이 영세하기 때문에 언제 어느 때 자리를 옮기거나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동네서점을 지키는 방법 중에 하나는 자주 찾아가는 것이다. 내가 생활하는 주변에 동네서점이 있다면 틈나는 대로 기웃거려 보면 어떨까. 그곳에서 운명처럼 다가오는 책 한 권을 만난다면, 습관의 생활이 아니라 달라지는 삶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정덕재 시인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