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꽃이]

◇소원이 이루어지는 길모퉁이(오카다 준 글·다나카 로쿠다이 그림·김미영 옮김)=상상하고 노느라 바빠야 할 아이들이 전혀 다른 일로 바쁘다. 학교 갔다, 학원 갔다, 밀린 숙제하랴 매일 보는 부모님과 얘기할 시간은 없고, 시골에 계신 조부모도 만나기 힘들다. 이 책은 엉뚱하고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능청스레 들려주는 할아버지와 반신반의하면서도 이야기 속에 빠져들고 마는 손자의 일곱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독특하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감동을 전달하고, 소통이 부재한 우리 가정의 조손 모습을 재치 있게 담아내 웃음을 자아낸다. 일곱 편의 이야기를 독립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로 읽어도 안성맞춤이다. 시공주니어·120쪽

집으로 가는길 달콤한 걸음 놀이

◇아이스크림 걸음!(박종진 글·송선옥 그림)=집에서 재미있는 만화를 보고 싶은 선동이. 하지만 선동이는 율동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가야한다. 어린이집에서 형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율동을 선동이는 본체만체, 선동이는 율동이의 어린이집 가방을 둘러메고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이때 율동이가 주변에 피어 있는 꽃을 보느라고, 달팽이와 개미를 관찰하느라고 달팽이걸음만 한다. 보다 못한 선동이는 율동이를 빨리 집에 데려가기 위해 아이스크림 걸음 놀이를 제안하게된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은 율동이가 가장 좋아하는 군것질! 율동이는 형의 제안을 단박에 수락하고, 이때부터 선동이와 율동이의 신나는 걸음 놀이가 펼쳐진다. 소원나무·44쪽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신기한 이야기

◇튤립(아라이 마키 글·그림·사과나무 옮김)=넓게 펼쳐진 튤립들을 바라보면 절로 행복해지는 기분이 든다. 네덜란드의 상징이기도 한 튤립은 색깔과 무늬, 모양이 다양하다. 따뜻할 때는 봉오리를 활짝 열고 추울 때는 오므리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자연의 신비함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식물에 대한 기본 지식을 익히고 자연을 탐구, 관찰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아름답고 정교한 세밀화는 부드럽고 따스한 색감으로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땅속에 알뿌리를 심을 때부터 새끼 알뿌리를 얻을 때까지 튤립의 한살이를 생생하게 묘사해 실제로 관찰하듯 볼 수 있다. 자연의 강인함과 신비로움을 느끼고, 주위를 살피고 돌아보며 튤립을 발견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크레용하우스·32쪽

추운 현실속에 피어난 작은 위로

◇콰앙!(조원희 글·그림)=작가의 경험담에서 출발한 이 책은 짧은 시간 동안 연속적으로 일어난 두 사고를 그리며,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과 우리 사회의 이면을 보여 준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 현실의 냉혹한 면만을 담아낸 작품은 아니다. 말 없이 흩어지는 행인들 속에서 나타난 어떤 아이는 자리를 떠나면서도 다친 아기 고양이에게 쉽게 눈을 떼지 못한다. 깜깜한 밤, 어디선가 나타난 큰 고양이는 여전히 도로 위에 쓰러져 있는 아기 고양이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온다. 아이의 걱정스러운 시선 한 줌,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큰 고양이의 세찬 발돋움은 모두의 외면 속에서도 피어난 작은 위로인 셈이다. 너의 아픔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변명으로, 세상에는 너의 상처나 아픔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상처 입고 소외당하는 이들에게 애틋하면서도 잔잔한 희망을 전달해 준다. 시공주니어·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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