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의료관광 사업이 거꾸로 가고 있다니 실망스럽다. 2009년에 `2010년 외국인 환자 2000명 유치, 100억 원 경제효과`라는 목표 아래 10년째 적극 추진해온 게 무색하다. 2016년 1만 명을 돌파했지만 불과 1년 만에 대전의 외국인 환자 수는 8584명으로 줄었다. 무늬만 의료관광이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정책 전반을 면밀히 재검토하고, 마케팅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판이다.

외국인 환자의 외면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지난해 초 등록된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이 96개소나 됐지만 1년 6개월 만에 35개소로 격감했다. 사업이 특정병원에 치우쳐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외국인이 선호하는 성형외과는 단 한 곳도 없다. 또 피부과의 경우 2곳에 불과한 상황이다. 성형 및 미용 관련 의료기관이 크게 부족한 가운데 이들의 참여를 이끌 만한 유인책이 없는 게 대전의 외국인 환자 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같이 경쟁하는 다른 광역시와 비교하면 대전시의 침체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인천시는 2013년 1만 명을 돌파한 뒤 고공비행 중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 전담팀인 국제의료팀을 신설하고, 의료기관·유치업체·의료관광 종사자 대상 사업설명회 개최와 인천만의 특화된 의료 서비스를 홍보한 게 먹혔다. 대구시는 `메디시티 대구 의료관광 홍보센터`를 몽골에 개소해 맞춤형 유치에 나서는 등 해외 의료관광 홍보센터를 8개국 16개소로 확대해 결실을 맺고 있다.

시는 무엇보다 중증질환에 포커스를 맞추고 관광 등과 연계하는 사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증질환 환자와 보호자의 외연을 쇼핑이나 관광으로 확장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마침 내년은 대전방문의 해이다. 매년 최대 5차례 정도에 그치는 해외 의료상담 등을 확대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황금알을 낳는다는 의료관광이 뒷걸음질 치는 걸 두고만 볼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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